낸드에 10조 베팅한 SK하이닉스…삼성과 시장 양분하나
낸드에 10조 베팅한 SK하이닉스…삼성과 시장 양분하나
  • 이미란 기자
  • 승인 2020.10.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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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SK하이닉스가 10조원이 넘는 돈을 들여 인텔의 낸드 사업 부문을 인수키로 하면서 낸드 시장에서 단박에 전세계 2위로 도약한다.

2018년 세계 2위 낸드플래시 제조업체인 키옥시아(옛 도시바메모리) 인수에 참여해 4조원을 투자한 데 이어 낸드 사업 부문 강화에 주력하는 모습이다.

다만 SK하이닉스의 낸드 부문이 적자를 이어가고 있고, D램을 포함한 메모리반도체 시황이 악화하고 있어 10조3천억원에 달하는 인수자금이 부담이 될 것이란 지적도 나온다.

SK하이닉스는 20일 인텔의 메모리 사업을 전담하는 비휘발성 메모리 솔루션 그룹(NSG) 사업 부문에서 옵테인 사업부를 제외한 낸드 사업 부문 전체를 10조3천104억원(90억달러)에 인수하는 계약을 했다고 공시했다.

이 금액은 지난 2016년 삼성전자의 하만 인수금액(80억달러)을 뛰어넘는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가 될 전망이다.

SK하이닉스가 인텔의 낸드 사업 인수에 나선 것은 D램보다 뒤처지는 낸드 부문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SK하이닉스는 D램 부문에서는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를 굳건히 하고 있지만 낸드 점유율은 4~5위를 맴돌고 있다.

IT 전문 분석기관 IDC에 따르면 올해 2분기 글로벌 낸드 시장은 삼성전자가 33.8%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12.2%의 점유율로 5위 수준이며, 인텔이 10.6%로 6위다.

SK하이닉스가 인텔 인수를 마무리하면 낸드 시장 점유율은 20%를 넘어서며 키옥시아(17.6%)를 제치고 삼성전자에 이어 글로벌 2위로 뛰어오르게 된다.

인텔의 강점인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시장에서는 삼성전자를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설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이번 인수로 빅데이터 시대를 맞아 급성장하고 있는 낸드플래시 분야에서 기업용 SSD 등 솔루션 경쟁력을 강화해 글로벌 선두권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SK하이닉스는 한미일 연합 컨소시엄을 통해 키옥시아 지분 49.9%도 보유하고 있어 이번 인수 이후 낸드 시장에서의 SK하이닉스의 비중은 매우 높아질 전망이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SK하이닉스가 이번 인수로 그간 최대 약점으로 거론된 기업용 SSD 분야에서 일거에 두각을 나타낼 것"이라며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낸드 산업은 과잉투자가 줄며 장기적으로 안정화될 확률이 높다"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가 키옥시아 인수 참여에 4조원을 투자한 후 이번 인수로 또다시 10조3천억원의 자금을 투자하는 데 대한 우려의 시선도 있다.

SK하이닉스 낸드 사업 부문이 지난해 1분기부터 올해 2분기까지 6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간 것으로 추정되는 데다, 메모리 반도체 업황도 당분간 악화할 것으로 보인다.

트렌드포스는 "D램 시장 전체가 공급과잉 상태에 있어 가격이 상승할 여력이 없다"며 "오는 4분기에 PC D램 가격이 3분기보다 10% 이상 하락할 것"이라고 했다.

또 상반기 구매량을 늘린 클라우드 업체들이 3분기 들어 신규 구매를 줄인 채 채고 소진에 나서고 있다며 4분기 서버 D램 가격이 13~18%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SK하이닉스 역시 2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올해 말 메모리 반도체 평균판매가격(ASP)이 저점을 이룰 것이라고 전망했다.

주요 거래처인 화웨이(華爲)가 미국 제재로 반도체를 수입할 수 없게 되면서 매출 감소도 불가피하다.

SK하이닉스는 내년까지 각국 정부의 인수 승인을 받은 후 낸드 SSD 사업(SSD 관련 IP 및 인력 등)과 중국 다롄 공장 자산을 인수하고 인수 자금 90억달러 중 70억달러를 인텔 측에 지급할 예정이다.

나머지 20억달러는 인수 계약 완료가 예상되는 오는 2025년 3월에 지급하고 인텔의 낸드플래시 웨이퍼 설계와 생산 관련 설계자산(IP), 연구·개발(R&D) 인력 및 다롄 생산시설 운영 인력 등 잔여 자산을 인수한다.

SK하이닉스는 자체 사업을 통해 마련한 현금과 차입 등을 통해 인수 재원을 마련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의 올해 상반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3조9천182억원이며, 영업현금흐름은 5조6천860억원, 부채비율은 40.19%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재원 조달 기간이 길고 2021년과 2025년으로 기간도 나뉘어 있어서 여유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mr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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