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강수지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서울 외환시장에서도 대선 결과에 대한 의견이 분분한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 이후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지지율이 다소 우세한 가운데 원화가 바이든 당선의 혜택을 받을 것이란 전망이 제기됐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20일 바이든 후보 당선 시 원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란 인식에 외은 등을 통한 역외 달러 매도세가 지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오는 11월 3일 미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후보가 각종 여론 조사에서 앞서고 있지만, 다소 지지율 격차가 축소되는 등 쉽게 결과를 예단하기 힘든 상황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될 경우 대규모 재정정책으로 달러화가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미국 추가 부양책 규모를 두고 민주당과 공화당의 견해차가 좁혀지지 않는 가운데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장악한다면 재정지출이 대거 확대할 것이란 전망 때문이다.

A 은행의 외환 딜러는 "바이든이 당선되고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적자재정을 더 많이 가져갈 것"이라며 "바이든 지지율이 오르는 가운데 시장은 이를 기대하고 글로벌 달러 약세를 예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원화 강세도 달러 약세를 예상한 역외 숏플레이가 주도한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또한, 이들은 바이든 후보가 대외정책 부분에서도 트럼프 대통령보다 직접적인 관세 대응은 자제하고 다자협력의 틀 안에서 움직일 것이란 전망에 위안화 등 위험통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했다.

미중 갈등이 해소되지는 않겠지만, 그동안 고립주의와 자국 우선주의를 표방해 온 트럼프 대통령처럼 전면전까지는 치닫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B 증권사의 외환 딜러는 "바이든이 미중 이슈에서 완전히 선회하진 않겠지만, 트럼프보다 온건한 방법을 택하지 않을까 싶다"며 "세계 교역 증대에 대한 기대도 위안화와 원화 등에 반영되는 듯하다"고 말했다.

한편, 바이든 후보가 계획하는 법인세법 개정안이 미 증시매도를 촉발할 요인으로 지적되는 가운데 미 증시에서 빠져나온 자금이 중국이나 한국 등 아시아 신흥시장으로 옮겨가면서 신흥국 주식이 강세를 보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C 은행의 외환 딜러는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미 법인세가 인상되고 재정지출이 확대되면서 원화가 강세로 갈 것"이라며 "미 법인세 인상은 코스피 등 신흥국 주식에 대한 매력을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하더라도 추가 부양책 기대는 이어질 것이라며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달러 약세를 전망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B 딜러는 "시장은 바이든 당선 시 부양책 기대가 커진다고 하지만, 트럼프가 당선돼도 부양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규모의 차이는 있을 수 있겠지만, 트럼프 재선 후 분위기가 리스크온으로 간다면 원화도 강세로 돌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이들은 오는 22일(현지시간) 대선후보 간 마지막 TV 토론을 앞둔 만큼 격차가 더 벌어질지, 역전될지를 살펴야 한다고 전했다.

또한, 대선 결과가 나온 이후에도 대선 불복 이슈가 생길 수 있는 만큼 상황을 예측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바이든 당선 기대 강화 속에 원화 수혜 인식으로 역외 매도가 지속하고 있다"며 "바이든 후보가 지지율에서 우위를 보이는 가운데 이번 주 대선 TV 토론에서 바이든 아들 관련 이슈가 지지율에 영향을 줄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분위기는 바이든 당선 유력에서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쪽으로 변하는 모습"이라며 "이에 증시가 조정받으면 원화도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sska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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