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중국은 지난 2015년 위안화 평가 절하 이후 '수출 드라이브'를 걸었던 게 지금의 미·중 무역마찰로 이어졌다고 보고 있습니다. 위안화 강세는 지난 5년간의 움직임을 반성한다는 뜻입니다."

홍춘욱 EAR리서치 대표는 20일 연합인포맥스 유튜브 채널의 '바로미테뷰'와 인터뷰에서 "중국의 위안화 강세 용인은 수출 주도형에서 내수 주도 성장으로 돌아서겠다는 것"이라며 이같이 설명했다.

◇ "중국, 무역전쟁 반성하고 내수 부양으로 방향 틀어"

중국 위안화의 달러 대비 절상률은 지난 3분기 3.7%에 달해 지난 2008년 이후 최대치를 기록했다. 앞서 위안화의 분기 절상률이 이보다 컸던 것은 중국이 1994년 환율개혁에 나서기 훨씬 이전의 일이다.

홍 대표는 이에 대해 "내수 주도형 경제 성장을 시장도 기대하는 것"이라며 "중국이 (국내) 소비자 구매력을 높이고 물가를 안정시키는 주요 통화정책 기조는 위안화 강세"라고 설명했다.

이어서 "글로벌 달러 약세도 위안화 강세의 이유가 되겠지만, 이미 8~9월부터 위안화가 강해진 것을 보면 내수 성장 전환의 기대가 반영된 게 크다"고 풀이했다.

일부에서는 중국이 외국인의 주식과 채권 자금 유치 목적으로 위안화 강세를 용인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그렇게 보지 않는다. 간접적인 목표는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치 목적이 있을 수는 있지만, 주된 목표라고 보기에는 중국 금리 수준이 매우 낮다"며 "중국은 이미 유동성 공급을 충분하게 해주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동시에 "국제통화기금(IMF) 자료 등을 보면 중국의 가계 저축률이 40%를 넘어서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만성적인 경상 흑자도 발생하기에 투자자금의 재원 부족을 걱정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중국 정부가 내수 성장을 본격적으로 추진한다면 향후 중국 경제도 장밋빛을 볼 수 있을까.

홍 대표는 "중국 경제 지표를 사실 신뢰하지는 않는다"면서도 "눈여겨볼 두 가지 대목은 있다"고 소개했다.

첫째는 중국 상하이 지역을 출발하는 컨테이너 화물선이 많이 늘어나는 등 중국 내 물동량 증가가 나타난다고 그는 강조했다. 중국 지표의 신뢰성을 차치하더라도 물동량 증가는 중국 경제에 의미심장한 징후라고 덧붙였다.

두 번째로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의 신규 수출주문과 교역량을 보면 개선세가 분명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중국 제조업은 신규 수출주문 개선 등에 힘입어 최근 7개월 연속 경기 확장국면을 이어가고 있다.

전반적인 중국향(向) 물동량이 늘어나고 있고, 이는 중국의 수입 수요가 살아나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홍 대표는 "이달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회의(5중전회)에서 경제 정책이 구체화하면 전망을 더 낙관적으로 볼 수 있을 것"이라며 "중국은 기업 부채는 위험 수준이지만 정부 부채는 상당히 건전한 편이라 공격적인 부양 여력이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 "중국 증시 들어가기엔 공급 물량 너무 많다"

중국이 충분한 경기 반등 여력을 갖고 있지만, 주식 시장에 대해서는 조심스러운 입장을 내비쳤다.

그는 "시장 전망이 나쁜 것은 아니지만 공급 물량이 너무 많고 지난 3~4월 패닉 장세에서 다른 나라 증시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덜 빠졌다"며 "역대급 기업공개(IPO) 물량이 나오는 시장이니 조정이 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증시가 지수는 크게 못 오르는 데 시가총액은 사상 최대치로 불어나는 것은 고질적인 문제라고 그는 지적했다.

홍 대표는 "상해 종합지수가 현재 3천포인트대이고 지난 2008년 6천포인트까지 갔었는데, 시총은 지금 2008년 수준을 넘어섰다"며 "주가는 반 토막 나는데 시총이 사상 최대 수준을 넘어선 것은 공급 물량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는 "중국도 경제 성장에 필요한 자금을 국유기업이 독점하는, 즉 국가자본주의 방식"이라며 "저금리로 무한정 대출을 받는 국영기업은 좋겠지만, 민간 기업은 IPO를 많이 바라보는 것이고 특히 선전 증시가 통로가 되는 게 현실"이라고 돌아봤다.

한편, 홍춘욱 대표는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투자운용팀장,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 등을 거쳐 현재 EAR리서치 대표이자 숭실대 금융경제학과 겸임 교수로 재직 중이다.

[https://youtu.be/crh2Yb8bX6g]

ywkwo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13시 0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