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미 기자 =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을 가장 먼저 경험한 중국에서 기업공개(IPO)와 상장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증시가 전반적으로 양호한 모습을 보이는 가운데 지난해 출범한 중국판 나스닥, 커촹반(스타마켓)이 호황을 보이는 데다 해외에 상장된 기업들이 본토에서 주식발행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다.

20일(미국시간) 월스트리트저널이 레피니티브 자료를 인용한 것을 보면 올해 상하이와 선전거래소가 주관한 IPO와 해외에서 거래되고 있는 주식의 상장 규모는 475억달러(약 54조원)를 돌파했다.

이는 연간으로 따져도 2010년 이후 최대이며 전 세계적으로 보면 27%의 비중을 차지하는 것이다.

홍콩에 상장된 중국 기업까지 합하면 그 비중은 43%로 늘어난다.

알리바바의 핀테크 계열사인 앤트그룹이 홍콩과 스타마켓 동시 상장을 준비하고 있어 중국기업들의 주식시장 자금조달 규모는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상장이 호황을 보이는 것은 중국이 코로나19의 충격에서 가장 먼저 벗어나면서 경기 회복과 함께 주식시장이 다른 국가들보다 우수한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상하이종합지수는 올해 9% 올랐다.

두번째 촉매는 스타마켓이다.

스타마켓은 중국 본토 시장에 통상 적용되던 제약에서 자유롭기 때문이다.

본토 증시에서는 상장 때 밸류에이션 산정과 관련해 보이지 않는 제약이 부과되며 기업공개에 앞서 신청 기업은 수년간 당국의 승인을 기다려야 한다.

스타마켓은 시진핑 국가주석이 주도한 프로젝트로 나스닥과 경쟁해 중국이 글로벌 기술 전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데 도움을 받겠다는 계획으로 만들어진 것이다.

해외에서 이미 거래되고 있는 중국기업 주식이 본토에 추가 상장된 것도 영향을 미쳤다.

홍콩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은 밸류에이션이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스타마켓 상장을 검토하고 있다.

스타마켓 상장 기업들의 평균 주가수익비율(PER)은 93배를 웃돈다.

스타마켓은 해외증시에 상장된 기업들의 시가총액이 2천억위안(약 299억달러)을 넘으면 상장을 허용한다. 기술기업의 경우 이보다 90% 낮은 200억위안 시총도 상장이 가능하다.

지금까지는 홍콩에 상장된 기업들만 이런 기회를 이용하고 있지만, 이론적으로는 미국증시에 상장된 기업들도 스타마켓 상장이 가능하다.

딜로직에 따르면 올해 홍콩증시에 상장된 6개 기업이 스타마켓에서 110억달러 가까이 차입했다.

거리자동차와 반도체업체 상하이푸단마이크로일렉트로닉 등 6개 기업이 그 뒤를 이을 것으로 보인다.

스타마켓은 또 해외에 법인을 둔 기업들의 상장도 허용하고 있다.

주식시장이 견조한 모습을 보이면 경제가 부채에 의존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중국 지도부에게는 환영할 일이라고 GAM 인베스트먼트의 롭 멈포드 투자 매니저는 설명했다.

그는 중국 투자자들이 현금을 쌓아두고 있으며 이는 혁신 기업에 생산적으로 투자하는 데 쓰일 수 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smje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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