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영숙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법인명으로 중국에 미상의 은행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체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아들 헌터 바이든의 중국 거래 내역을 비판해온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국 정부와 관계된 금융 거래가 있다고 지적했다.

타임스는 자체 입수한 대통령의 세금 기록을 분석한 결과 트럼프 대통령은 영국, 아일랜드, 중국에 은행 계좌를 보유한 바 있다.

이들 계좌는 트럼프 대통령의 공직자 금융자료 내역에는 공개되지 않은 것이다. 해당 자료에는 개인의 자산만을 보고하게 돼 있으며 법인명으로 보유한 것은 포함되지 않는다.

해당 중국 계좌는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매니지먼트'가 보유한 것으로 중국에 18만8천561달러(약 2억1천300만원)의 세금을 낸 이력이 있다. 이는 해당 업체가 2013년부터 2015년까지 중국에서 사업 면허를 받으려고 애쓰던 때라고 타임스는 전했다.

세금 기록에는 얼마나 많은 자금이 해당 계좌를 통해 이체됐는지 등과 같은 세부 내역은 담겨 있지 않다.

하지만 미 국세청(IRS)은 다른 나라에서 벌어들인 소득에 대해 이를 신고하도록 요구하고 있다.

영국과 아일랜드 계좌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스코틀랜드와 아일랜드 골프장을 운영하는 기업들이 보유하고 있으며 이들은 해당 국가에서 벌어들이는 수백만달러의 수입을 정기적으로 신고하고 있다.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매니지먼트는 단지 몇천달러의 수입을 신고하는 데 그쳤다.

트럼프 그룹의 법률 자문 앨런 가튼은 타임스의 질의에 자사가 중국에서 사업을 영위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현지 세금을 내기 위해 미국에 사무소를 가진 중국계 은행에 계좌를 개설했다"라고 설명했다.

가튼은 자사는 아시아에서 잠재적 호텔 인수 대상자를 찾기 위해 중국에 사무소를 설립한 후에 은행 계좌를 오픈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어떤 거래나 사업 활동도 실제 구체화한 것은 없었으며 2015년 이후 사무소는 운영되지 않고 있다"라고 말했다.

가튼은 "은행 계좌가 여전히 있지만 다른 용도로 사용된 적은 없다"고 강조했다.

가튼은 타임스에 계좌가 있는 중국 은행을 확인해주지는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까지 중국 최대 국영은행이 트럼프 타워에 3개 층을 임대해 거액의 임대료를 지불한 사안을 두고서도 이해 충돌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이후 올해는 코로나19의 책임을 물어 중국에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왔다.

그는 특히 대선을 앞두고 바이든 후보를 중국의 꼭두각시로 비난하는가 하면, 바이든의 아들 헌터 바이든이 한때 몸담았던 사모펀드가 국영 중국은행을 통해 15억 달러를 받았다는 사실을 꼬집으며 바이든이 대통령이 되면 중국이 미국을 소유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06년부터 홍콩과 중국에 상표권을 신청하는 등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으며 그가 대통령이 된 이후 정부 승인이 난 경우도 많았다고 타임스는 지적했다.

일례로 대통령의 딸 이방카 트럼프도 백악관에 합류한 뒤 개인 패션업체를 통해 중국 상표권을 취득한 바 있다.

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광저우에 2008년 오피스 타워 프로젝트를 추진했으며 2012년에는 상하이에 사무소를 개설하고, 중국에서 사업 파트너를 찾으려고 노력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매체는 세금기록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서 사업을 모색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돈을 사용했는지는 정확히 판단하기 어렵다면서도 수년간 5개 업체를 통해 최소 19만2천달러를 투자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해당 기업들은 2010년 이후 2018년까지 세금과 회계 수수료 등 사업 비용으로 최소 9만7천400달러를 청구했다.

타임스는 트럼프의 중국 내 사업이 주로 트럼프 인터내셔널 호텔 매니지먼트를 통해 이뤄졌다고 전했다.

ys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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