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경기부양책이 결국은 실시될 것이라는 전망을 바탕으로 하락했다. 미국 대통령 선거 이전에 부양책이 타결되지 않더라도 선거 이후에 결국은 대규모로 실시될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면서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1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9bp 오른 0.815%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2bp 오른 0.147%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4bp 상승한 1.627%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5.1bp에서 이날 66.8bp로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은 0.8%를 위로 뚫고 한 때 0.836%를 기록하는 등 6월 이후 최고치 수준까지 올라섰다. 경기부양책 타결에 대한 기대를 대거 반영한 결과로 풀이됐다.

이날도 협상은 최종 타결되지 못했지만, 낸시 펠로시 미국 하원의장(민주당)은 전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등 백악관측이 이견을 좁혀가고 있다고 밝혔다.

10년물은 지난 3월8일에 0.318% 수준까지 내려서면서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에 따른 충격으로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극단적인 양상을 보였기 때문이다.

30년물 수익률도 눈여겨봐야 하는 모멘텀 지표인 200일 이동평균선을 무너뜨렸다.

단기물보다 장기물의 수익률이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면서 수익률 곡선은 가팔라졌다.

시장참가자들은 이날도 부양책 기대가 널뛰기 양상을 보였지만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민주당 승리 가능성을 반영하면서 금리도 약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으로 풀이됐다.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과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은 경기부양책 타결을 위해 의미 있는 진전을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큰 견해차는 여전하다고 말하면서도 주말 전에 타결에 이르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도 공화당 내 반대에도 불구하고 대규모 구제안을 수용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펠로시 의장은 전날 잠재적인 합의안에 대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치 매코널 미국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가 제동을 걸고 나서면서 부양책 타결 기대는 급제동이 걸렸다. 매코널 원내대표는 "대선전에 협상을 타결하지 말라"며 백악관이 주도해온 경기부양책의 조기 처리 드라이브에 제동을 걸었다.

매코넬이 주도하는 공화당 상원은 5천억달러 규모의 부양책 통과를 시도했지만 민주당의 거부로 무산됐다. 이 법안이 통과되기 위해서는 최소 60명의 동의가 필요하지만 민주당 상원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참가자들은 대선전에 부양책이 타결되기는 어려울 수도 있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경기평가 보고서인 베이지북을 통해 미국 경제가 '미약한'에서 '완만한' 정도로(slight to modestpace) 성장했다고 평가했다. 지난 9월 베이지북의 대체로 완만한(modest) 성장이었다고 표현한 데서 평가가 소폭 후퇴했다.

220억 달러 규모로 실시된 20년물 미국채 입찰에서 발행 금리는 1.370%, 응찰률은 2.43배 수준에서 낙찰됐다.

라엘 브레이너드 연준 이사는 이날 연설을 통해 재정부양책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재정부양책이 없으면 심각한 경기 하방요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에버코어ISI는 약 2조5천억~3조달러 규모의 '대규모 재정 패키지'가 '내년'에 통과되면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0.9%~1%대로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블릭클리 어드바이저리 그룹의 최고 투자 책임자인 피터 부크바도 "경기 부양책이 통과되면 미국채 10년물 수익률이 1%대에 이르는 것도 가능하다"고 진단했다.

RBC 캐피털 마켓츠 이자율전략가 마크 챈들러는 "미국의 재정 부양 협상은 한동안 시장의 원동력이 되어왔다"면서 "펠로시 하원의장이 이번 주말까지 타결될 것이라는 낙관론을 표명한 최근의 상황은 주식과 수익률을 약간 상승시켰다"고 진단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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