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기자 = 달러-원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파르다. 글로벌 달러 약세에 위안화 강세가 더해지면서 환율 하락 모멘텀이 이어진 데다 역외의 달러 매도 분위기도 지속하고 있어서다.

환율 하락 속도를 늦출 재료인 결제 물량도 대부분 소진된 것으로 추정되면서 당국 외에는 환율 속도를 조절할만한 재료가 없다는 인식이 확산하고 있다.

2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전일 달러-원 환율은 1,131.90원에 종가를 형성했다. 지난해 3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달러-원은 지난 12일 1,150원을 하회한 후 7거래일 동안 1,140원대에 머무르다가 전일 1,130원대로 레벨을 낮춘 지 하루 만에 1,130원대 초반까지 내려왔다.

외환시장 참가자들은 10월 중 환율이 1,150원대에서 1,140원대로 낮아지면서 결제 수요가 꾸준하게 유입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월 중반까지 결제수요가 활발했던 것과 달리 최근에는 환율이 추가로 하락했음에도 결제 수요가 월초 대비 적어졌다고 진단했다.

환율 하락에 급한 결제 수요가 몰리면서 대부분 해소됐고, 이번 주 들어서는 결제가 급하지 않다고 시장참가자들은 해석했다.

반면 역외의 달러 매도가 꾸준하게 나오면서 달러-원 하단을 계속 누르고 있다.

개장 전 마(MAR, 시장평균환율) 호가는 이달 들어 9거래일 동안 하락했다. 특히 지난 14일 이후 전일까지 6거래일 연속 마 호가는 마이너스를 나타냈다.

FX 스와프 시장에서도 NDF의 달러 매도가 유입되는 등 전방위적인 역외 달러 매도가 두드러졌다.

시장참가자들은 당국 개입 외에는 달러-원을 지지할만한 재료가 없다고 입을 모았다.

미국 대선과 관련한 리스크가 커지고 있지만 글로벌 달러 약세, 위안화 강세 기조가 강하게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달러-원이 대선 리스크를 선반영하기도 어렵다고 진단했다.

한 은행의 외환딜러는 "1,150원이 뚫리면서 결제가 하단을 받쳤는데 로컬 비드가 지난주부터 서서히 소진되기 시작하면서 이번 주 환율 하락 속도가 가팔라지고 있다"며 "당국 경계만 없다면 다들 숏으로 보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롱 플레이는 이미 쪼그라든 지 오래됐고 비드가 얇기 때문에 환율이 빠르게 하락했다"며 "당국 개입 경계감이 있지만, 적극적으로 레벨을 막을 것이라는 기대는 없어서 다들 환율이 추가로 하락한다고 인식하는 듯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은행의 외환딜러는 "역외는 미 대선 이슈도 있고 해서 계속 숏을 잡는 분위기다"며 "달러-원은 오버슈팅인 것처럼 보이는데 분위기가 이러니 리스크를 반영하기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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