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제로금리 시대를 맞아 안전과 수익률을 동시에 추구하는 투자자들이 중국채권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투자전문지 배런스가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배런스에 따르면 자산운용 겸 펀드 리서치 회사인 개버칼의 대표인 루이스 빈센트 개이브는 "중국 채권은 당신의 포트폴리오에서 절대 파괴되지 않는 빌딩 블록"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 채권들이 시장이 충격을 받을 때 지탱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묘사했다. 중국 채권을 미 국채와 같은 포트폴리오에 넣기 위한 연장 선상이며 강력한 추세가 펀드매니저들이 자산을 중국 채권에 배분하도록 강제하고 있다는 게 그의 진단이다.

올해 8월까지 570억달러가 유입되는 등 중국 채권에 유입되는 외국인의 자금이 급증했다. 이 자료를 추적하는 국제금융연구소는 연말까지 490억달러가 추가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 채권지수 편입 효과 내년부터 가시화

시장의 역학관계가 이런 흐름의 일부를 이끌고 있다. 중국의 주식은 여전히 신흥시장으로 취급을 받지만, (예금이 3조 달러에 달하고 저축이 투자를 능가하는) 중국의 신용도는 선진시장 채권 중 한자리를 차지하게 됐다. 블룸버그 바클레이즈 애그리게이트 글로벌 채권지수는 지난해 4월부터 중국 채권을 추가하기 시작했으며 FTSE 러셀 세계 국채 지수도 내년부터 중국 채권을 추가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뮤추얼펀드와 상장지수 펀드(ETF)들이 세계 2위 규모의 채권시장에 어느 정도 자산을 배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추가 투자에 박차가 가해질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매튜스 아시아토탈리턴펀드(티커:MINEX)의 테레사 콩 수석 매니저는 일단 지수에 편입되면 위안화 표시기준으로 9%에 이르는 수익률을 가진 중국 채권에 대한 오해도 점점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국채가 인플레이션을 감안하고도 플러스 실질 수익률을 제공하는 보기 드문 국채라는 점은 또 다른 강점이다. 10년 만기 중국 국채는 인플레이션 차감 전에 3.18%의 수익률을 제공하고 차감 이후에도 0.81%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 팬데믹은 중국채권에 복덩이

펜데믹은 중국 채권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었다.

미국, 유럽, 일본이 자국 경제를 떠받치기 위해 증발한 통화로 빚잔치를 벌이면서 부채가 쌓이는 동안 중국은 훨씬 더 자제했다. 중국 인민은행의 대차대조표는 거의 변화가 없는 반면 연준은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중국은 또 올해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는 유일한 주요 경제국으로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미국과 유럽은 여전히 이 바이러스와 씨름하고 있다. 이런 점은 금리 차이에 반영됐다.

채권 투자자들이 일반적으로 직면하는 금리 인상과 환율 변동이라는 두 가지 주요 위험 측면에서도 중국 국채는 매력적인 것으로 풀이됐다.

엑상트캐피탈의 옌스 노르드빅은 "중국은 금리를 인상하지 않을 것이며 위안화도 강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조사 결과처럼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 관세 위협도 줄어들 전망이다. 중국의 경상수지도 개선되고 있다. 팬데믹으로 전 세계 소비자들이 식당이나 행사에 나가는 것보다 물건을 사는 데 더 많은 돈을 쓰면서 중국의 수출 급증에 기여하면서다. 중국 소비자들 역시 집에서 가까운 곳에서 더 많은 돈을 쓰는 등 내수 부양에 한몫하고 있다.

◇ 투명성 우려도 괜한 걱정

투명성, 정부의 통제, 자본 통제에 대한 우려도 위험 요소이기는 하지만 우려할 정도는 아닌 것으로 진단됐다. 10년 동안 기네스 애킨스 위안본드 펀드(GARBX)를 운영해온 에드먼드 해리스는 "그들이 공산주의자여서 셔터를 내릴 것이고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는 생각은 일종의 비유다"고 말한다.

그는 "중국은 상품과 서비스 무역만 약 3조 달러 규모에 이르고 주요 석유 수입국"이라며 "갑자기 퇴행적으로 변해 '당신의 돈을 돌려받을 수 없다'고 말할 수 있는 경제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중국은 또 배당금 송금을 허용하고 결제 절차가 국제 기준에 더 부합하도록 개편하는 등 채권시장을 자유화하고 외국인 투자자에 편의를 제공하는 조치를 취했다.

중국의 부채는 계속해서 이슈가 되고 있지만, 분석가들은 중국 정부가 몇 년 전 디레버리징을 추진하면서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전 국제통화기금(IMF) 중국부문장인 브루킹스 선임연구원인 에스와르 프라사드는 중국 기업 지배구조의 불투명성과 취약한 회계 및 감사기준은 위험요인이지만 "기꺼이 발품을 팔려는 판단력 있는 투자자들은 불합리한 위험 없이 좋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많은 투자 기회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위안화 위력 갈수록 커질 것

중국의 존재감을 확대하고 더 많은 나라를 중국의 영향력 아래 두려는 시진핑의 노력도 중국 채권의 위험을 완화한다.

위안화는 이제 미국 달러뿐 아니라 통화바스켓에 연계돼 있다. 중국은 아시아 이웃 국가와 독일을 포함한 많은 나라에 가장 큰 무역 파트너다. 일부 거래에 위안화를 사용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 될 전망이다.

위안화의 국제화는 더욱 중요해지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 무역 긴장에서 비롯될 수 있는 제재로부터 자신을 스스로 보호할 방법을 모색하고 있어서다.

노르드빅은 "준비통화를 만들고자 하는 욕구는 본질적으로 국제 투자자로서의 자구책이다"면서 투자자들은 그렇게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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