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신한은행이 대출금·유가증권 운용을 위해서 2천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발행하기로 했다.

23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다음달 5일 총 2천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 발행을 추진한다.

오는 27일 수요예측을 실시한 결과에 따라 최종 발행규모는 3천억원으로 늘어날 가능성도 있다. 대표주관업무는 교보증권이 단독으로 맡게 됐다.

신용평가사로부터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채무상환의 후순위성 등을 고려해 AA- 채권등급을 받았다.

신한은행이 신종자본증권 발행을 통해 자금조달에 나선 건 대출금과 유가증권을 운용하기 위해서다. 신한은행은 대출금과 유가증권으로 자본이 빠져나가더라도 규제자본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자본확충이 필요한 상황이다.

올해 신한은행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거치며 규제자본비율이 하락했다. 코로나19 대출지원 명목의 기업대출 중심 여신 성장과 환율효과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한 탓이다.

상반기 기준 신한은행의 BIS총자본비율은 15.49%로 지난해 말 15.91%보다 42bp 떨어졌다. 기본자본비율(Tier1)도 같은 기간 15bp 하락한 13.15%를 기록했다.

신종자본증권은 Tier1 자본으로 분류돼 기본자본비율과 총자본비율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 올해 상반기 BIS자본을 기준으로 단순계산하면 이번 신종자본증권 수요예측이 흥행해 발행 규모가 3천억원으로 늘어날 경우 총자본비율과 기본자본비율은 각각 16bp, 15bp 개선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신한은행 자산포트폴리오 구조상 채권 발행을 통해 확보한 자금은 주로 대출과 유가증권 운용에 사용된다"며 "자산포트폴리오 운용계획은 향후 시장 상황에 따라 변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앞으로 재무 건전성의 하방압력이 증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신한은행은 최근 수년간 경기민감도가 높은 중소기업과 개인사업자 중심으로 여신성장이 이루어졌는데, 저금리 기조와 미·중 무역분쟁, 코로나19 등으로 실물경제 리스크가 크게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안태영 한국기업평가 선임연구원은 "신한은행은 자동차, 기계·금속, 섬유·화학, 제조업, 도·소매, 음식점, 숙박, 여행·레저, 항공, 운수·창고업 등 코로나19 민감업종 비중이 올해 6월 말 26.6%로 시중은행 평균인 21.7% 대비 높은 수준"이라며 "코로나19 영향이 본격화되고 정책자금 지원 효과가 약화할 경우 코로나19 민감업종 중심으로 여신 건전성이 저하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비이자 부문의 수익성도 부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금융투자상품 판매 위축을 고려할 때 비이자 부문 수익성도 부진할 수 있다. 정부의 경기 부양과 금융시장 안정화를 위한 통화·재정정책 수준에 따라 영업환경에 의한 부정적 효과가 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hrso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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