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서영태 기자 = 국제통화기금(IMF) 수석부총재를 지낸 앤 크루거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경제를 불공정한 '정실(情實) 자본주의(Crony Capitalism)'로 바꾸었다고 비판했다.

정실 자본주의란 정치적 지도자가 기업에 혜택과 보호를 제공하고, 정치적·경제적 후원을 받는 정경 유착의 경제 체제를 뜻한다.

크루거는 21일(현지시간) 프로젝트 신디케이트 기고문을 통해 "도널드 트럼프는 4년 전 첫 대선 캠페인에서 미국에서 기업하는 방식을 바꾸겠다고 약속했고, 그 약속을 지켰다"며 미국이 개발도상국을 연상시키는 정실 자본주의 체제와 비슷해졌다고 주장했다.

그는 '자본주의'라는 단어가 오용되고 있다며 "민간 부문이 경제활동을 주도하고 있지만, 경제적 효율이나 고객 만족이 아닌 정치적 지도자의 상벌이 수익성을 좌우한다"고 말했다.

정실 자본주의에 속하는 나라는 경쟁, 사유재산권, 기울지 않은 운동장이 생활 수준과 경제성장을 꾸준히 개선하는 경제와 동떨어졌다는 지적이다.

크루거는 미국 기업 오라클의 틱톡 인수전을 사례로 들었다.

오라클은 월마트와 함께 트럼프로부터 매각 압박을 받은 중국 동영상 앱 틱톡 인수전에 뛰어들었는데 오라클 회장 겸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은 트럼프 측근 정치인을 후원한 트럼프 지지자로 알려졌다.

그는 또 무역 관세가 기업에 대한 효과적인 '당근과 채찍'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매기는 관세를 늘리면서 자국 기업 중 승자와 패자를 골라왔다고 했다.

크루거는 "미국 경제는 역사적으로 세계에서 가장 생산적인 경제에 속했다. 합리적이고 기울어지지 않은 운동장을 제공했기 때문이다"라면서 "그러나 트럼프 행정부 아래 정실 자본주의가 뿌리내렸고, 이제는 뿌리뽑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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