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가능성도 꾸준히 제기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지난해 10월 롯데손해보험의 새 주인으로 선정된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가 향후 엑싯(Exit·투자금회수)을 위한 기업가치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JKL파트너스는 대주주 변경 이후 3천750억원의 유상증자와 800억원의 후순위채 발행을 잇달아 결정하며 악화했던 재무건전성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이어 임원 수는 물론 지난해 적자의 주범으로 평가됐던 자동차보험 부문을 중심으로 적극적인 인력 구조조정에 나서며 '조직 슬림화'에도 공을 들였다.

이러한 노력은 일정 부분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2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는 올해 상반기에 1조1천98억원의 매출과 633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지난해 총 512억원의 당기순손실을 냈던 것과 견주면 한 해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셈이다.

롯데손보의 실적 반등에는 올해 상반기 자보 손해율이 102.94%에서 90.41%로 12.53%포인트(p) 개선된 점과, 올들어 기준금리가 0.75%p 낮아진 가운데서도 자산운용수익률을 3.52% 수준에서 유지한 점이 주효했다.

특히, 자보 손해율의 경우 전체 손해보험사를 대상으로 비교하더라도 가장 큰 폭의 개선세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PEF가 보유하고 있는 만큼 롯데손보 또한 향후 1~2년 후면 잠재적인 매물이 될 가능성이 크다"며 "향후 엑싯을 위해 공격적인 기업가치 개선 행보에 나서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롯데손보는 새 주인으로 JKL파트너스를 맞은 이후 수익성 관리 계획과 주주친화 정책 등을 내놓으며 금융시장과의 소통도 강화하고 있다.

최원진 롯데손보 대표는 지난 3월 주주총회에서 "대주주 변경 이후 회사 수익성과 성장성이 개선되는 점이 주가에 반영될 수 있게 노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다만, 롯데손보의 펀더멘탈 개선 노력이 실제 주가에 영향을 주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되고 있는 점은 가장 부담스러운 대목이다.

지난달부터 JKL파트너스가 롯데손보가 자진 상장폐지를 위한 물밑작업에 나섰다는 관측이 나온 것도 이러한 점이 반영됐다.

'자진 상폐 추진설'은 롯데손보가 관련 계획에 선을 그으면서 일단락된 듯 보였지만, 이달 증권가를 중심으로 이러한 관측이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

여기에는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 개선 여부와는 달리 전체 보험사들의 주가가 저평가되는 기조가 심화하고 있는 점이 엑싯을 대비해야 하는 사모펀드 입장에선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JKL파트너스는 롯데손보의 지분 100%의 가치를 7천350억원 수준으로 보고 인수했는데, 최근 시가총액은 5천억원 안팎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까지 600억원 이상의 흑자를 내며 반등에 성공했지만, 지난해 말 2천원 수준이었던 롯데손보 주가는 최근 1천600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지난 23일 상장 폐지설이 재점화하면서 1천800원대로 반등하긴 했지만, 롯데손보가 장 마감 이후 또 한 차례 "상장폐지에 관해 검토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향후 방향성을 예단하기는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제로금리 기조가 기본적으로 깔린 데 더해, 최근의 손해율 개선 또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단기적인 효과일 가능성이 큰 만큼 향후 주가를 낙관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최근 보험사들의 매물이 늘고 있는 점이 보험업계의 현재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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