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손지현 기자 = 김지완 BNK금융지주 회장이 임기 중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의 합병방향을 마련하겠다고 언급한 가운데 경남은행 노동조합이 반대 의사를 담은 대응을 시작했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은행 노조는 지난 22일부터 경남은행 본사 앞에서 부산은행·경남은행 합병 반대 집회를 시작했다.

앞서 김지완 회장이 21일 기자간담회에서 "은행 합병과 관련해 임기 중에 방향을 마련해 놓을 계획"이라고 언급한 것에 대응하는 행동이다.

김지완 회장이 합병에 대한 견해를 내놓은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부터 BNK금융지주를 이끌고 있으며 지난 3월 연임에 성공했다.

김 회장은 "업무 효율성을 높이려면 두 은행의 전산을 통합해야 하는데 현행법상 불가능하기 때문에 합병해야 할 필요가 있다"면서도 "무엇보다 구성원의 동의가 우선"이라고 말했다.

지난 2017년 두 은행의 IT센터가 부산 강서구 미음산단에 이전했지만, 이후에도 전산 통합은 이뤄지지 않았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으로 은행 내 디지털·비대면화가 급속도로 진전되면서 은행들이 부담해야 하는 전산, IT 비용도 크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남은행 노조는 5개 지방은행 노조와 함께 공동 성명서를 내고 규탄 행위를 시작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지방은행 간 합병은 지역경제의 성장기반 붕괴를 초래할 것이며 지역감정을 심화 시켜 사회적·경제적 혼란을 야기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합병으로 인한 구조조정으로 지방은행 노동자의 대규모 해고 사태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방은행 간 인수쟁탈전을 시작하는 행위이기도 하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경남은행 노조는 전산 통합과 관련해 금융위원회의 법령해석을 진행하기도 했다.

경남은행 노조 관계자는 "금융위에 법령해석을 진행했더니 금융회사가 구축하고자 하는 공동전산시스템이 금융지주회사법령에 규정된 공동사용기준을 모두 충족한다면 자율적으로 기술을 선택해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며 "현행법상 불가능하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앞으로 경남은행 노조는 상급단체인 전국금융노동조합 및 한국노동조합총연맹과 함께 반대 투쟁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노조 관계자는 "경남은행을 인수하던 2014년도에 지주사 내에 '투(Two) 뱅크' 존속을 확약하는 상생협약을 맺었고 김지완 회장도 취임 당시 합병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한 바 있다"며 "이번 이슈의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약속을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김지완 회장이 기자간담회를 통해 외부에 선언한 것으로 보여 투쟁 수위를 높일 예정이다"며 "곧 금융노조도 이번 사태와 관련한 성명서를 내고 우리와 함께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BNK금융 관계자는 "내부적으로 통합 논의가 구체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은 아니다"며 "노조 행동에 대한 대응계획도 아직은 없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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