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CJ·신세계 '범삼성가' 모두 3세 경영 체제로
삼성·CJ·신세계 '범삼성가' 모두 3세 경영 체제로
  • 김지연 기자
  • 승인 2020.10.26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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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김지연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별세로 이재용 부회장의 그룹 총수 역할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창업주 고 이병철 회장의 자녀들이 계열 분리해 경영하는 기업들이 모두 3세 경영체제로 들어서게 됐다.

이건희 회장은 아버지 이병철 회장의 별세로 삼성그룹의 '대권'을 물려 받은 이후 1990년부터 주요 사업들을 계열 분리하는 작업에 착수했고, 1991년 11월 신세계와 전주제지(현 한솔제지), 1993년 6월 제일제당(현 CJ)을 분리했다.

누나인 이인희 고문은 한솔을, 여동생인 이명희 회장은 신세계를, 형인 이맹희 전 회장은 제일제당을 갖고 삼성에서 독립했다.

30여년 가까이 흐른 현재 CJ그룹은 이건희 회장의 조카인 이재현 회장이 3세 경영 체제를 확고히 했고, 신세계는 이명희 회장의 자녀인 정용진 부회장과 정유경 총괄사장이 사실상 3세 경영의 기틀을 마련한 상태다.

지난 26일 이 회장의 78년의 삶을 마감하면서 삼성그룹은 이재용 부회장이 실질적 총수로서의 역할을 하게 됐다.

이 부회장은 2014년 5월 이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증으로 용산구 이태원동 자택에서 쓰러진 이후부터 사실상 삼성을 이끌어왔다.

2018년 공정거래위원회의 기업집단 동일인에 지정되면서 공식적으로 삼성그룹의 총수가 됐지만, 아직 공식적으로 회장 직함은 달지 않았다.

이재용 시대의 막이 오르면서 그간 애증의 관계를 보였던 CJ와 신세계 등 범삼성가의 관계가 어떻게 변화할지도 관심사다.

특히 해묵은 갈등을 빚어왔던 CJ와 삼성 간의 관계 회복 여부가 관전 포인트다.

양사 간 오랜 갈등은 삼성 창업주 이병철 회장이 장남인 이맹희 씨가 아닌 삼남 이 회장을 후계자로 선택하면서 잉태됐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형인 고 이맹희 전 제일비료 회장의 장남이다.

삼촌과 조카 사이였던 이 회장과 이재현 회장 간의 갈등은 1993년부터 4년간 진행된 삼성과 제일제당(현 CJ) 간 계열 분리 때부터다.

이재현 회장의 어머니 손복남 여사가 안국화재(현 삼성화재) 지분 15.6%를 이건희 회장의 제일제당 지분과 맞교환, 회사를 넘겨받았다.

제일제당은 1993년 6월 삼성으로부터 독립을 선언하고 분리 절차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해 10월 삼성그룹 정기인사 때 이건희 회장의 최측근인 이학수 삼성전자 부회장을 제일제당 사장으로 발령하면서 갈등을 빚었다.

이학수 부회장은 부임 한달여 만에 제일제당을 떠났다.

계열 분리 당시 한남동 이건희 회장 집에서 바로 옆에 있는 이재현 회장 집 정문 쪽이 보이도록 CCTV를 설치, 출입자를 감시하도록 한 'CCTV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다.

이후 삼성과 CJ는 큰 교류 없이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CJ와 삼성 간의 신경전은 2011년 CJ의 대한통운 인수 과정에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당시 삼성SDS가 뒤늦게 포스코와 손잡고 인수전에 뛰어들며 CJ와 양자구도를 형성했기 때문이다.

당시 삼성 측은 "그룹사가 아닌 계열사가 사업적 관점에서 자체적으로 내린 판단"이라는 입장이었지만, CJ 측에서는 "삼성이 별다른 실익이 예상되지 않는 포스코 컨소시엄에 참여한 것은 CJ를 탈락시키려는 목적"이라고 날을 세웠다.

2012년 선대인 이맹희 전 회장이 이건희 회장을 상대로 뒤늦게 1조원대 상속 소송이 벌어지며 양측 간 갈등은 극에 달했다.

이 전 회장은 형제 이건희 회장이 이병철 창업주로부터 물려받은 상속재산을 독식하려 했다며 소송했지만, 소송 1, 2심에서 잇따라 완패했다.

2012년 2월 삼성물산 직원이 이재현 회장을 미행하는 불미스러운 사건이 터졌고, 같은 해 11월에는 고 이병철 회장의 선영 참배를 놓고 실랑이가 이어지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이재현 회장이 횡령, 배임 등의 혐의에 대한 항소심 선고를 앞두고 이재용 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부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 관장이 재판부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양사 간 관계에 해빙무드가 조성됐다.

이재현 회장이 전일 오후 이 회장의 별세 소식에 가장 먼저 빈소를 찾아 조문하면서 오너 3세대로 넘어간 만큼 양사 간 관계가 우호적으로 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CJ그룹과 달리 이명희 회장이 이끈 신세계는 그간 삼성과 별다른 갈등 관계를 보이지 않았다.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은 고 이병철 삼성 창업주의 막내딸로, 이건희 회장의 유일한 동생이다.

다만, 사업상 소소한 갈등은 있었다.

신세계와 삼성은 지난 2016년 간편결제 서비스 사용을 두고 미묘한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신세계가 자체 유통채널에서 삼성전자의 모바일 간편결제 서비스인 삼성페이의 사용을 허용하지 않으며 시작됐다.

이에 삼성 측도 호텔신라와 에버랜드 등 계열사 업장에서 신세계 상품권 사용을 전면 차단하며 맞불을 놓았다.

그러나 이후 소비자 편익과 사업적 효과를 이유로 다시 양사 간 간편결제 서비스를 허용했다.

이명희 회장과 그의 자녀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과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도 조만간 이건희 회장의 빈소를 찾을 예정이다.

한솔그룹도 범삼성가다.

이병철 회장의 장녀이자 이건희 회장의 누나인 이인희 한솔그룹 고문이 1991년 삼성그룹에서 분리돼 독립경영에 나서며 출발했다.

인쇄용지와 산업용지 등에 투자해 종합 제지기업으로 키워냈다.

CJ와 삼성 간 유산 갈등 당시 이 고문은 중재자 역할을 했고, 삼성과는 우호적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건희 회장의 조카인 조동길 한솔그룹 회장은 전일 빈소를 방문해 조문했다.

jykim@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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