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미국의 대형 배당주들이 높은 배당수익률에도 투자자들의 외면을 받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엑손 모빌은 배당수익률이 역대 기록에 근접한 10%를 나타냈지만, 유가 붕괴의 영향으로 올해 들어 주가가 51% 하락했다.

통신 대기업인 AT&T의 배당수익률은 7%가 넘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AT&T의 쇼비즈니스 진출에 부담으로 작용하며 주가가 29% 하락했다.

세계 최대 약국 체인 월그린스 부츠 얼라이언스는 5%의 배당수익률에도 코로나19 이후 방문객이 줄어든 탓에 주가가 35% 하락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기업 중 과거 20년간 배당을 늘려온 기업 65곳을 대상으로 하는 S&P500 배당 귀족 지수(Dividend Aristocrats Index)는 올해 들어 0.7% 하락했다. 같은 기간 S&P500지수는 7.3% 올랐다.

2007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S&P500지수가 배당귀족지수를 앞섰다.

이는 투자자들이 고배당주의 전망에 대해 우려하고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배당귀족지수의 배당수익률은 명목 기준 2.7%로 낮지만, S&P500의 배당수익률 1.7%보다 높고 미 국채 10년물 수익률의 세 배가 넘는다.

그럼에도 EPFR에 따르면 배당에 초점을 맞춘 뮤추얼 펀드와 ETF는 올해 들어 지난 21일까지 400억달러가 넘는 자금을 회수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회수금액을 30억달러 넘어섰다.

코로나19로 경제가 혼란에 빠지면서 투자자들은 오래된 배당주들이 지속해서 배당을 유지하지 못할 것이라는 우려에 주가가 급등하는 기술주로 몰렸다.

S&P 다우존스지수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배당귀족지수에서 빠진 회사는 배당 보류를 선언한 '로스 스토어'가 유일했다.

그럼에도 상당수의 투자자들은 배당귀족주가 머지않아 배당을 줄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배당귀족주의 대표주인 엑손 모빌은 올해 배당 지급을 위해 차입을 결정했다.

엑손 모빌 대변인은 "우리 주주들의 대부분은 배당을 안정적인 소득의 원천으로 간주하고 있다. 우리는 이것을 심각하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수익률을 좇는 고객에게 높은 배당수익률보다는 안정적인 재무상태표와 배당 증가 추세에 초점을 맞추라고 조언했다.

역사적으로 좋은 배당수익률을 제공했던 은행주의 경우, 경제 회복이 지연되면 7천억달러의 대출손실을 입을 수 있다고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경고한 점을 참고로 한다면 잠재적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일부 고배당주들은 시장평균수익률을 상회하기도 했다.

1.7%의 배당수익률을 보유한 타깃은 올해 들어 주가가 25% 올랐고 배당수익률 1.4%의 로우스는 올해 들어 44% 올랐다.

일부 투자자들은 올해 실적이 나쁘지만 고배당주들이 언젠가는 인기를 회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케인 앤더슨 루드닉의 리처드 셔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낮은 이자율 때문에 투자자들은 배당주를 찾아볼 필요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많은 사람들이 "강력한 재무상태표와 현금흐름으로 코로나19의 다른 편에서 나올 주식"을 찾고 있다며 "그때는 배당주들이 시장에서 더 좋은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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