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3법 쟁점] 당정청 "경제민주화 완성" vs 재계 "기업에 타격"
[공정3법 쟁점] 당정청 "경제민주화 완성" vs 재계 "기업에 타격"
  • 이미란 기자
  • 승인 2020.10.26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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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기자 = 정기국회 국정감사가 마무리되고 주요 법안의 입법을 위한 국회의 시간이 돌아오면서 정부와 여당이 추진하는 '공정거래 3법'(상법·공정거래법 개정안,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재계의 힘겨루기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소수 주주의 권한을 강화하고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려면 공정거래 3법 입법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지만, 재계는 기업의 부담을 가중해 경영상 어려움을 배가할 것이라며 반발 기류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의 입장이 여전히 확고하고, 법안 통과를 위한 국회 과반 의석을 확보한 상황이어서 공정거래 3법의 국회 통과 가능성은 높다는 관측이 많다.

야당인 국민의힘의 김종인 대표도 법안 통과에 '조건부 동의' 의견을 보이고 있어 국회 통과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재계는 상법 개정안 중 감사위원 분리선출제와 '3%룰', 공정거래법 개정안 중에서는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 기준 강화에 특히 반발하고 있어, 일부 보완 장치가 마련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 상법 개정안 핵심은 감사위원 분리선출·다중대표소송제

이번 상법 개정안의 핵심은 크게 감사위원회 위원 분리선출과 다중대표소송제 도입으로 요약할 수 있다.

이중 감사위원 분리선출은 대주주의 입김으로부터 감사위원의 독립성을 강화하기 위한 장치다.

현재 대부분의 주식회사는 이사를 먼저 선출한 후 이들 중에서 감사위원을 뽑는다.

이사회 구성에서부터 총수의 의중이 반영되다 보니 이사 중에서 선출한 감사위원은 감사 제도의 본래 취지인 기업의 감시자 역할을 제대로 하지 않는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에 개정된 상법에서는 감사위원회 위원 중 최소 1명 이상을 이사와 분리해 선출하도록 했다.

또 감사위원 분리선출 과정에서는 총수를 비롯한 대주주가 아무리 지분이 많아도 발행주식 총수의 3%까지만 의결권을 행사하도록 했다.

현재 사외이사인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대주주, 특수관계인이 3%씩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던 것을 대주주와 특수관계인을 합쳐서 3%로 줄여놓은 것이다.

분리선출제 적용 대상은 자산총액 2조원 이상 상장회사 또는 자산총액 1천억원 이상 상장회사 중 감사위원회를 설치한 회사다.

다중대표소송제는 임무를 게을리해 회사에 손해를 발생시킨 자회사 이사를 상대로 모회사 주주가 법적 책임을 묻는 제도다.

현행법상으로는 총수가 장악한 비상장 자회사의 불법행위로 모회사가 손해를 볼 경우 책임을 물을 마땅한 법적 수단이 없다.

총수가 자회사를 통해 특수관계인들에게 이익을 주고, 이에 따른 자회사의 손실을 모회사가 떠안아도 모회사 주주들에게는 대응할 방법이 없었다.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모회사 주주가 자회사 경영진에게 소송할 수 있도록 한 것이 다중대표소송제다.

◇ 기업집단 규제 틀 재정비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

공정거래법 개정안은 전속고발제 부분적 폐지와 과징금 상한 확대, 일감 몰아주기(사익편취) 규제 대상 확대, 지주회사의 자·손자회사 지분율 요건 강화 등이 주요 골자다.

이중 전속고발제 부분적 폐지는 사회적 비난이 큰 담합의 경우 공정거래위원회를 거치지 않아도 검찰 고발이 가능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검찰 자체 판단으로도 수사가 가능하다.

제재 효력을 높이기 위해 공정거래법 위반 과징금 상한은 2배로 높였다.

담합은 10%에서 20%로, 시장지배력 남용은 3%에서 6%로, 불공정거래행위는 2%에서 4%로 각각 상향했다.

개정안은 또 일감 몰아주기 규제 기준을 현행 총수 일가 지분 30% 이상 상장회사·20% 이상 비상장회사에서 모두 20% 이상으로 넓혔다.

이를 통해 총수 일가가 지분 29.9%를 보유하며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교묘하게 피해 가는 사례를 줄이겠다는 취지다.

또 신규 지주회사를 대상으로 자회사, 손자회사의 지분율 요건을 상장기업은 20%에서 30%로, 비상장 기업은 40%에서 50%로 강화했다.

금융그룹감독법 제정안은 대표회사를 중심으로 내부통제협의회를 만들고, 그룹의 주요 위험요인을 공시하도록 하는 등 삼성, 현대자동차 등 6개 복합금융그룹을 규제하는 내용이다.

제정안으로 금융자산 5조원 이상의 복합금융그룹 중 비(非)지주 금융그룹을 감독하려고 그동안 적용했던 모범규준을 넘어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적용 대상은 현재 교보·미래에셋·삼성·한화·현대자동차·DB 등 6개 금융그룹이다.

금융그룹은 대표회사로 선정한 금융사를 중심으로 그룹 위험 관리 정책을 마련하고 그룹 내부통제 관리기구와 위험 관리 협의회를 설치해 운영해야 한다.

금융그룹이 금융·비금융 계열사의 재무·경영위험에 따른 위험(동반 부실 위험)을 적절히 평가하고 관리해야 하는 것도 제정안에 담겼다.

금융그룹 차원의 자본 적정성 등 건전성이 나빠지면 그룹 대표회사가 경영개선 계획을 마련해 금융당국에 내야 한다.

◇ 재계 "병든 닭 몇 마리 골라내려 투망 던지나" 반말

재계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불확실성이 가뜩이나 커진 상황에서 기업의 역량이 규제에 순응하는 데 소진될 수 있다며 공정거래 3법에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특히 다른 이사들과 권리·의무가 동일한 감사위원을 분리·선임하면 주주의 재산권이 침해되고 대주주에 대한 의결권 제한으로 자본 다수결 원칙도 훼손된다고 주장했다.

3%룰이라는 최대 주주의 의결권 제한을 무기로 헤지펀드들이 감사위원을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선임하는 등 경영권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했다.

다중대표소송제는 모회사가 상장사인 경우 지분 0.01%의 지분만 가지고도 주주가 자회사에 책임을 추궁할 수 있도록 한 점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기업을 상대로 한 소송이 급증할 수 있다는 우려다.

또 지주회사 지분율 규제를 강화하면 지주회사 체제 전환 비용만 30조1천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개정안에 따르면 향후 대기업집단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거나, 기존 지주회사가 자회사·손자회사를 신규 편입하는 경우 지금보다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을 더 많이 취득해야 하기 때문이다.

재계는 또 전속고발권이 폐지되면 경쟁사업에 의한 무분별한 고발, 공정위·검찰의 중복조사 등의 혼란이 발생하고, 과징금 상한 상향 조정으로 최대 6천억원가량의 과징금이 추가 발생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정부와 여당은 재계의 반발에도 공정경제 3법의 큰 틀을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20대 국회 때 발의된 법안들보다 완화됐다는 평가를 받는 이번 법안을 수정할 경우 여권 내부나 시민사회, 학계로부터 개혁 의지를 비판받을 수 있다.

다만 재계의 반발이 거센 데 따라 심사 과정에서 주주권 행사 시 주식 의무 보유 기간을 두거나, 투기펀드가 이사회 진출을 시도하는 경우에 대비한 방어 장치를 별도로 마련하는 등 보완책을 마련하는 정도로 여야가 절충할 수 있다.

정무위원회 등 소관 상임위원회는 이번 국감이 끝나고 다음 달 초 법안 심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이후 개정안이 실제로 시행되려면 향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와 본회의를 통과해야 한다.

mrlee@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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