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오진우 특파원 = 뉴욕 유가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에 대한 우려 등으로 큰 폭 하락했다.

26일 뉴욕상업거래소에서 12월물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가격은 배럴당 1.29달러(3.2%) 급락한 38.56달러에 장을 마감했다. WTI는 지난 2일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 확산세와 리비아 산유량 증가 가능성, 및 미국 허리케인 영향 등을 주시했다.

미국에서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고치로 다시 증가하는 상황이 악화하면서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 심리가 얼어붙었다.

지난 금요일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8만 명을 넘었고, 지난 일요일 기준 7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도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마크 메도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팬데믹을 통제하지 못할 것"이라는 발언을 내놓은 점도 불안감을 부추겼다.

유럽에서도 코로나19가 급속도로 확산하는 가운데, 봉쇄 조치의 강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다.

이날은 유럽 최대 경제국 독일이 레스토랑의 영업 중단 등을 포함한 제한적인 수준의 봉쇄를 다시 도입할 예정이라는 소식도 나왔다.

코로나19의 확산과 봉쇄 강화는 원유 수요의 회복을 더욱 어렵게 만드는 요인이다.

코로나19 공포가 커지면서 뉴욕 증시의 주요 지수도 큰 폭의 하락세를 나타냈다.

반면 산유량 증가 가능성에 대한 부담을 커진 상황이다.

리비아는 각지의 유전에 발동했던 불가항력에 따른 수출 중단 조치를 속속 해제하는 등 산유량 회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리비아 국영석유공사는 지난주에 앞으로 2주 동안 산유량이 하루평균 80만 배럴을 회복하고, 4주 안에는 100만 배럴에 달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여기에 미국 내에서 운영 중인 원유 채굴 장비가 최근 꾸준히 증가하는 등 미국 산유량 증가 가능성에 대한 부담도 커졌다.

석유수출국기구(OPEC)와 러시아 등 주요 산유국이 대규모 감산 기간을 연장할 수 있다는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되는 점은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하는 요인이다.

미국 멕시코만 지역에서 또 다른 허리케인 '제타'가 발생한 점도 유가에 지지력을 제공했지만, 영향은 제한됐다.

허리케인 제타는 이번 주 후반에 플로리다주 일대에 상륙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이다.

원유시장 참가자들은 코로나19의 가파른 확산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CMC마켓츠의 데이비드 마덴 연구원은 "원유 시장은 글로벌 수요에 민감하며, 유럽과 미국에서 코로나19가 가파르게 확산하는 점은 투자자들을 겁먹게 했다"면서 "리비아의 산유량이 늘어나며 시장에 추가적인 압력을 가하는 상황에서 보건 상황도 악화했다"고 지적했다.

jw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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