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미국과 유럽 전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빨라져 안전자산 선호 속에서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26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8bp 내린 0.802%를 기록했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재정 부양책 타결 기대가 사라진 가운데, 미국의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사상 최대치로 급증해 미 국채와 같은 안전자산 수요가 커졌다.

부양책 타결 기대로 지난주 펼쳐졌던 장기물 위주의 국채수익률 상승 랠리에는 급제동이 걸렸다. 대선전 부양책 타결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회의론이 커져 전 거래일 하락 반전하기 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872%까지 오르기도 했다. 앞서 10년물 수익률은 6거래일 연속 올라 6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날은 장중 0.8%대를 하회했다.

최근 10년과 2년 국채수익률 스프레드가 2년 반만에 가장 넓어져 나타났던 수익률 곡선도 다소 평탄해졌다.

존스홉킨스대학의 집계를 분석한 결과 전일까지 미국의 7일 평균 신규 확진자 수는 6만8천767명으로, 지난주와 비교해 약 22% 급증했다. 사상 최대 신규 확진 규모다.

의회와 백악관이 많은 기대를 모았던 재정 부양책 합의에 실패한 가운데 코로나19 빠른 확산세까지 더해져 경제 우려를 키웠다. 전문가들은 추워진 날씨로 2차 감염 물결을 예상했지만, 시기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르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에서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더 강한 봉쇄 제약 조치가 나왔다. 사회 활동에 더 많은 제약이 가해지면 유럽 등 경기 회복세가 더는 이어질 수 없다.

전세계 주가가 하락했고 유럽에 이어 뉴욕증시도 큰 폭 하락했다. 시카고 연은의 9월 전미경제활동 지수도 뚜렷한 둔화세를 나타냈다.

RBC 캐피털 마켓의 시몬 딜리 금리 전략가는 "대선 전 재정 부양책 기대가 줄어들고, 유럽과 북미에서 바이러스 급증세가 지속하고 있어 뚜렷한 리스크 오프 분위기로 한 주를 시작했다"고 말했다.

스파르탄 캐피털의 피터 카딜로 분석가는 "국내는 물론 전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하면서 위험자산에는 좋지 않은 출발이 나타나고 있다"며 "신규 확진자 사례 급증, 부양 패키지 희망 퇴조는 리스크 오프 심리를 지속시킬 것"이라고 설명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다음달 선거에서 어떤 정당이 상원을 장악할지 예측하기 어려운 치열한 경쟁을 주시하고 있다"며 "상원에서 어떤 결과가 나올지 매우 불확실하며 특정 결과를 기대해 국채를 파는 것보다는 기다리는 게 쉽다"고 주장했다.

그는 "조 바이든 대선 후보의 승리와 민주당의 의회 장악이 더해지면 정치권의 교착상태가 끝날 것이라는 기대 속에서 시장을 국채수익률을 더 끌어올릴 수 있다"고 강조했다.

브린 마워 트러스트의 짐 반스 채권 디렉터는 "주식시장은 하락했고, 다우는 7주여 만에 최악을 나타냈다"며 "트레이더들은 이번달 상당 기간 국채시장이 무시했던 추가 봉쇄가 경기를 둔화시킬 것이라는 우려를 이제는 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여기에 공화당과 민주당의 부양 협상이 타결돼 물가를 끌어올리길 기대했지만, 거의 가까워 보이지 않는다"며 "시장은 단기 불일치를 넘어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블랙록은 민주당이 백악관과 상원에서 모두 승리할 경우 재정 확대 가능성이 커진다는 점을 들어 선거를 앞두고 미 국채에 대한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물가연동국채를 상향 조정했다.

블랙록은 "시장은 점점 더 민주당 통합 정부 결과를 반영하고 있는데, 이는 상당한 재정 확장을 이끌 것"이라며 "이번 선거 결과는 우리가 이미 전략 자산 관점에서 반영하고 있던 더 높은 인플레이션 체제의 시장 가격 책정을 끌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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