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별세하면서 삼성생명이 배당을 확대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총수일가가 이건희 회장 지분을 상속하면 세금을 내야 하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상속세 재원을 마련하려면 삼성생명 배당 확대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27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삼성생명의 현금 배당액은 4천759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해 별도기준 당기순이익은 8천338억원이다. 이에 따라 배당성향은 57.1%를 나타냈다.

2018년 삼성생명 현금 배당금은 4천759억원이다. 같은 해 당기순이익은 1조7천978억원이다. 배당성향은 26.5%다.

2017년 삼성생명 현금 배당금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3천592억원, 9천407억원이다. 배당성향은 38.2%를 나타냈다.

2018년 삼성생명 당기순이익이 증가한 것은 삼성전자 지분 일부를 처분한 결과다.

앞서 삼성생명은 2018년 삼성전자 주식 2천298만3천552주를 매각했다. 처분금액은 1조1천204억원이다.

삼성생명은 향후 배당성향을 높일 계획이다. 앞서 삼성생명은 올해 2월 '2019년 실적'을 발표하면서 "향후 2년간(2020~2021년) 경상이익 대비 배당성향 40~50%로 상향 추진한다"고 했다.

증권사 한 애널리스트는 "삼성생명은 경상이익에 대해서만 2021년까지 배당성향 50%를 제시한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삼성생명이 배당을 늘릴 유인이 더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이건희 회장 별세로 삼성그룹 총수일가가 상속세를 낼 자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지난 25일 강남구 일원동 서울삼성병원에서 향년 78세로 별세했다. 2014년 5월 급성심근경색증으로 용산구 자택에서 쓰러진 뒤 6년 만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이건희 회장 보유 지분은 삼성전자 보통주 2억4천927만3천200주(지분율 4.2%), 삼성전자 우선주 61만9천900주(0.1%), 삼성생명 보통주 4천151만9천180주(20.8%), 삼성물산 보통주 542만5천733주(2.9%), 삼성SDS 보통주 9천701주(0.01%) 등이다.

지난 23일 종가 기준 상속재산가액은 각각 15조62억원, 330억원, 2조6천199억원, 5천643억원, 17억원 등이다. 총 18조2천251억원이다.

예상 상속세는 각각 9조33억원, 194억원, 1조5천715억원, 3천381억원, 7억원 등이다. 총 10조9천329억원이다. 상속세 산정시 상속공제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삼성생명 최대주주는 이건희 회장이다. 다른 주주는 삼성물산(지분율 19.34%), 이재용 부회장(0.06%), 삼성문화재단(4.68%), 삼성생명공익재단(2.18%) 등이다.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보통주 기준 47.02%를 나타냈다.

유승창 KB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재용 부회장과 가족이 삼성생명 지분을 누수 없이 상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삼성생명은 삼성전자의 최대주주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따라서 향후 지배구조 변화가 나타나지 않으면 삼성생명에 요구되는 것은 배당 확대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삼성그룹 지배구조는 '이재용 부회장→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 등으로 이뤄져 있다.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이재용 부회장 등은 이건희 회장 지분을 상속하기 위해 보유지분 배당금과 개인적인 파이낸싱을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며 "삼성생명 배당금도 상속세의 주요 재원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대해 삼성생명 관계자는 "이건희 회장 별세와 관련해 배당 정책이 정해진 것은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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