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남승표 기자 = 월가에 부는 녹색금융 바람이 외환시장으로까지 확산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저널에 따르면 최근 JP모건 체이스는 이탈리아의 재생에너지업체인 에넬과 양사의 지속가능한 목표와 연결된 통화 파생계약을 체결했다.

에넬은 지난주 영국에서 6억5천200만 달러 상당의 채권을 매각해 5억 파운드를 조달했다. 에넬은 해당 자금을 통화스와프 거래를 통해 5억5천300만 유로에 JP모건에 인도했다.

JP모건은 해당 거래가 양사의 환경에 관한 약속을 포함하는 첫 구조라고 언급했다.

요하네스 배너 JP모건 유럽 기업 외환·이자율 판매 헤드는 "우리는 이번 스와프가 스와프 마켓뿐만 아니라 FX와 이자율 시장에서도 다른 거래가 따라 할 만한 본보기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양사는 6개월 단위로 상호 차입금액에 대해 이자를 지급한다. 이자 비용은 양사가 친환경적이 되도록 설정한 계획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면 인상된다.

JP모건은 회사가 목표를 만족시키지 못하는 경우에 대한 상세 설명을 거절했다.

에넬은 자세한 설명을 하지 않은 채 양사가 금융 벌칙을 물게 된다고만 말했다.

저널은 양사의 이번 거래가 환경, 사회, 지배구조(ESG)와 관련된 금융상품 수요 급등을 반영한 최근 사례라고 지적했다. 투자자들은 최근 들어 돈을 벌면서도 선한 일을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닝스타에 따르면 이른바 ESG펀드로의 자금 유입은 올해 2분기 546억 달러로 전분기의 두 배 이상을 나타냈다.

문제는 무엇이 지속가능한 투자를 구성하는지 정의하는 규제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증권 발행사와 투자자들이 친환경적이라는 그들의 주장을 과장하거나 혹은 친환경적으로 하겠다는 약속을 바탕으로 돈을 조달하는, 이른바 녹색 돈세탁(greenwashing)에 대한 우려로 이어졌다.

에넬의 친환경 목표는 재생에너지 생산량과 연결되어 있고 JP모건은 기후변화 행동과 유엔의 지속가능개발 목표를 위해 2천억 달러의 자금 조달을 돕기로 했다. 여기에는 녹색 채권 인수와 같은 활동이 포함됐다.

UBS의 지속 가능 금융 헤드인 아흐메드 쇼드리는 "모든 사람이 투자자들에게, 대중에게, 주주들에게 이 영역에 참여하기 위해서 무엇이든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그는 외환시장에서 녹색금융이 의미 있는 충격을 가져올 수 있는지에 대해 회의적이다. 외환시장은 국가 단위의 경제를 반영하는데 다른 나라와 비교한 한 나라의 환경 지속가능성을 평가하는 것은 어렵기 때문이다.

블룸버그 신에너지 금융의 조나스 루즈 지속가능성 연구 헤드는 이번 거래에 대해 양측이 약속했다는 점에서 흥미롭지만, 마케팅 요소도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JP모건이 위험한 2020년 목표를 연결했을 것 같지는 않다"며 "만약 그들이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다면, 페널티가 얼마나 의미 있는 것일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spna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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