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문정현 기자 = 독일 소프트웨어 기업 SAP의 주가가 실적 전망치 하향 조정에 26일(현지시간) 하루에만 20% 넘게 폭락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이와 같은 SAP의 폭락이 시장에 시사하는 바가 두 가지 있다고 분석했다.

니혼게이자이와 배런스, 마켓워치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6일 SAP 주가는 전일 대비 21.94% 하락한 97.50유로에 장을 마감했다.

SAP의 시가총액은 이날 294억8천만유로(39조3천억원) 증발해 12년 만에 최악의 하루를 보냈다. SAP의 폭락이 시장의 동요를 불러와 독일 DAX30 지수는 3.71% 떨어졌다.

올해 전체 실적 전망치가 하향 조정된 점이 SAP 주가 급락의 직접적인 요인이 됐다.

배런스에 따르면 SAP은 올해 전체 매출 전망치를 278억~286억유로에서 272억~278억유로로 낮춰잡았다. 영업이익 전망치도 종전 81억~87억유로에서 81억~85억유로로 낮췄다.

지난 7~9월 매출은 전분기 대비 3% 줄었다. 매출총이익률은 71.1%로 1.2%포인트 올랐으나 전분기 대비 상승폭(1.6%포인트)이 둔화됐다. 설비투자 부진이 원인이 됐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SAP의 실적 악화가 시장에 두 가지의 시사점을 준다고 분석했다.

첫 번째는 각국 정부의 재정 지원 효과가 떨어지고 기업의 재무 악화가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SAP의 고객 중 80%를 차지하는 중소기업의 업황 악화가 상당한 것으로 추정됐다.

두 번째는 이와 같은 기업의 대차대조표 악화가 주식시장의 변동률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 리치먼드 연방준비은행의 사쿠라이 유우지 이코노미스트는 26일 도쿄도립대학이 개최한 온라인 세미나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유행으로 고정비용 지불을 위한 상장기업의 현금지출이 늘어나고 부채가 증가하면 (증시) 변동성이 확대된다"고 지적했다.

26일 변동성지수(VIX)는 전일 대비 17.82% 오른 32.46을 기록해 9월 3일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편 유럽에서는 6월 중순 이후 코로나19 신규 감염자 수가 거의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반면 북미에서는 7월 하순부터 9월 상순까지 증가세가 주춤했다가 최근 다시 늘고 있다.

지난 3월 하순 이후 SAP의 종가 기준 최고치는 8월 26일이었고, 동종기업인 미국 오라클의 3월 하순 이후 최고치는 1개월 반 정도 늦은 10월 12일이었다.

니혼게이자이는 실적 개선세의 고점 시기도 유럽이 4~6월, 미국은 7~9월이 될 가능성이 의식되고 있으며 DAX와 다우 지수의 흐름이 상승 추세의 끝을 시사하는 '이중천정(M자형)' 형태에 가까워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SAP 주가 추이>

jhm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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