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터키 리라 가치가 끝없이 추락하고 있다. 달러-리라는 장중 8.2리라에 육박하며 리라 가치는 사상 최저치를 다시 경신했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7일 오후 1시 50분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리라는 8.1755리라를 기록했다. 장중 8.1959리라까지 올랐다.

이번주 들어 달러 대비 리라 환율이 8선을 처음으로 넘긴 데 이어 고점을 계속 높이고 있다.

터키 중앙은행이 금리를 동결해 투자자들에게 실망감을 준 데다, 터키와 프랑스의 감정싸움도 더해진 영향이라고 CNBC는 분석했다.

제퍼리스의 W.브래드 베첼 외환 글로벌 대표는 "금리 측면에서 터키 중앙은행의 접근에 시장이 달갑지 않은 게 분명하다"고 진단했다.

리라 가치는 올해 들어 20% 하락했고, 2017년 말 이후 반 토막이 났다. 2018년 초만 해도 달러당 3.77리라였지만, 이제 애널리스트들은 8.5, 심지어 9리라도 예측한다.

지난주 중앙은행이 금리를 인상하지 않은 여파로 리라 하락세가 가속했다. 터키 중앙은행은 예상과 달리 금리를 동결했고, 대신 후반 유동성 대출 금리를 인상했다.

두 자릿수대의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압박에도 터키 중앙은행은 인플레이션 전망이 개선될 때까지 유동성 대책에 주력하겠다는 뜻을 나타낸 것이다. 터키의 기준금리는 현재 10.25%다.

코메르츠방크의 분석가들은 "중앙은행이 정치적 압력에 맞서 인플레이션 전망, 터키 리라 안정을 위해 어떤 조치도 할 의사가 없다는 점을 더 명확하게 인정하기 어려웠을 정도"라고 지적했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자신의 경제 성과를 옹호하며 금리를 '적들의 도구'라고 지칭했다. 또 지난여름 리라 하락에 대해 일시적이라고 평가절하하기도 했다.

최근 에르도안 대통령은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을 겨냥해 독설을 퍼부었고, 터키와 프랑스의 갈등은 고조되고 있다. 터키는 리비아와 시리아의 분쟁에 개입하고 있으며 최근 미국의 강력한 반대를 무시하고 러시아제 S-400 지대공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며 미국의 심기를 건드리기도 했다.

시장에서는 이제 터키 중앙은행이 들고 일어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블루베이 자산운용의 티모시 애쉬 선임 전략가는 "터키 중앙은행이 빨리 깨어나 정책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리라는 바닥을 찍을 것"이라며 "지난주 명확한 조치를 하지 못하고, 금리를 올리지 못했기 때문에 리라가 약세를 보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리라가 8.20을 찍었는데, 바닥이 8.50인지, 9 이상인지, 어디인지가 이제 질문"이라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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