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미란 정윤교 기자 = 향년 78세로 별세한 고(故)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발인과 영결식이 28일 오전 엄수됐다.

이날 오전 7시30분부터 약 1시간에 걸쳐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암병동 지하1층 대강당에서 진행된 영결식은 유족인 홍라희 전 리움미술관장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 등 이 회장의 유가족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됐다.

이 자리에는 이 회장의 여동생인 이명희 신세계그룹 회장과 고인의 조카인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정유경 신세계백화점 총괄사장, 이재현 CJ그룹 회장 등 범삼성가 가족들도 참석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영결식에 모습을 보였다.

영결식은 차분한 분위기 속에서 비공개 가족장으로 진행됐다.

이수빈 삼성경제연구소 회장이 이건희 회장의 약력을 보고하고, 고인의 고교 동창인 김필규 전 KPK통상 회장이 이건희 회장과의 추억을 회고했다.

이수빈 회장은 약력보고를 하면서 1974년 한국반도체를 인수해 반도체 산업의 초석을 다지고 신경영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시킨 고인의 삶을 회고했다.

'영면에 드셨다'고 언급하면서는 목이 멘 듯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의 50년 지기인 김필규 회장은 어린 시절 이건희 회장의 비범함과 새로운 기술에 대한 호기심과 몰두하는 모습, 반도체 산업 진출을 아버지인 선대회장에게 진언한 일화 등을 추억했다.







이어 추모영상 상영과 참석자 헌화 등이 이어졌다.

추모영상에서는 1987년 12월 삼성 회장 취임 이후 2014년 쓰러지기까지 변화와 도전을 통해 삼성을 글로벌 기업으로 키운 경영인 이건희, 사물의 본질 탐구에 몰두하는 소년 이건희, 스포츠 외교와 사회공헌활동을 통해 대한민국에 기여한 이건희 등 이 회장의 다양한 면면을 조망했다.

고인의 장녀인 이부진 사장은 고개를 숙인 채 눈물을 흘리며 슬픔을 감추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발인은 장례식장 지하2층에서 이뤄졌다.

20여 분간 진행된 발인에는 고인의 비서실장이자 그룹 구조조정본부장을 지낸 이학수 전 부회장의 모습도 보였다.







오전 8시55분께 이 회장과 유족, 친지 등을 태운 운구행렬은 삼성서울병원을 출발했다.

운구차는 이 회장이 생전에 거주하던 용산구 한남동 자택과 집무실이었던 이태원동 승지원, 리움미술관 등을 들른 뒤 이날 오전 11시2분께 화성 및 기흥 반도체 사업장에 도착했다.

화성 사업장은 삼성전자의 핵심 산업인 반도체를 연구·생산하는 곳으로 2000년에 준공됐다.

이 회장이 사재를 털어 일궜으며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지기 전인 2010년 반도체 16라인 기공식에 참석해 직접 삽을 뜬 적이 있을 정도로 애착을 보인 곳이다.

화성 사업장 H1 정문에 걸린 "회장님의 발자취를 영원히 기억하겠습니다"라고 적힌 현수막이 이 회장을 가장 먼저 맞이했다.







이후 운구 차량은 사업장 내부 도로를 따라 이동하며 연구동 등 사업장 건물을 천천히 지나쳤다.

도로 옆으로 임직원 100여 명이 각자 흰 국화 한 송이를 들고 나란히 서서 이 회장과 마지막 인사를 나눴다.

운구 차량이 이동하는 동안 일부 직원은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한 차량 위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에서는 이 회장이 생전 화성 사업장을 찾았을 때 모습이 담긴 영상이 흘러나왔다.

이곳에서 임직원의 작별 인사를 받은 뒤 운구 차량은 오전 11시55분께 수원시 장안구 이목동의 가족 선영에 도착했다.







수원 선영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윗대를 모신 곳이다.

유족들이 참석한 가운데 묘역에서 진행된 장례 절차는 1시간 이상 계속됐다.

이 회장은 장례 절차 이후 묘역에 안장돼 영면에 들어갔다.

mr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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