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은 지금> 테슬라 전성시대와 세타2 엔진 충당금 2조
<뉴욕은 지금> 테슬라 전성시대와 세타2 엔진 충당금 2조
  • 승인 2020.10.29 0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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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연합인포맥스) 현대 기술의 총아인 내연기관 자동차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저물고 있다. 기후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각국의 노력과 함께 '테슬라'라는 패러다임 파괴적인 혁신 기업이 나온 영향이다. 하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인 현대차 그룹은 내연기관 종식 시대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현대차가 야심 차게 자체 개발한 세타엔진2에 2조원 이상의 충당금을 적립해야 할 정도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어서다.

◇ 전기차 개발에 수백억 달러 투자 vs 세타2 엔진 충당금 2조 원

전기차 업계의 선두주자인 테슬라의 시가총액은 28일 기준으로 3천900억 달러 가까이 된다. 일부 투자자들은 곧 2조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장담하고 있다. 억만장자 투자자인 론 배런은 테슬라의 주가가 올해 400% 급등한 데 이어 지금 수준에서 5배가 더 뛰어 시가총액 2조 달러 규모의 회사가 될 것으로 믿고 있다. 테슬라가 자동차 업계의 패러다임과 생태계를 바꿨다는 이유에서다.

테슬라는 대량생산 체계를 제대로 갖추지도 못한 상태에서 이미 토요타의 시가총액을 넘어서는 등 내연기관 자동차 업계와 격차를 넓히고 있다.

사회적 분위기도 테슬라에 우호적인 듯하다. 미국 캘리포니아주가 오는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의 판매를 금지할 전망이다. 기존의 자동차 업계의 판도를 뒤흔들 수 있는 조치다.

유럽은 이미 미국보다 훨씬 엄격한 조치를 도입하고 있다. 중국의 지리자동차 그룹이 보유한 볼보는 전기차 생산을 위한 그린본드 발행을 추진하고 있고 BMW, 폭스바겐, 메르세데스 벤츠 등 독일 자동차 업계도 전기차 생산 비중을 크게 늘리고 있다. 전기차 생산 업체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커졌기 때문이다.

유럽은 현재 4% 수준인 전기차 판매 비중을 2030년께는 60% 수준까지 확대할 수도 있을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유럽지역은 사실상 내연기관의 종식을 서둘러 선언한 셈이다.

번스타인 연구소의 자동차 애널리스트인 안트 엘링호스트는 "유럽과 중국은 내연기관은 이미 끝났다는 점을 벌써 깨닫고 있었다"면서"미국은 이제야 깨닫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테슬라가 프리미엄 전기차를 출시한 지 꼭 10년 만이다.

유럽의 주요 자동차 업체들은 수백억 달러의 개발 비용과 마케팅 비용을 들여서 새로운 패러다임에 부응하려고 몸부림치고 있다.

최근 2조 원대의 품질비용을 반영하며 분기 손실을 반영한 현대차의 실적이 뼈아픈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현대차는 서둘러 온 내연기관의 종식이라는 바뀐 바람의 방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한 것처럼 보여서다.

현대차는 그동안 미국 내 세타2 엔진 리콜이 적정했는지를 두고 미국 뉴욕 남부 연방검찰청(SDNY)과 도로교통안전국(NHTSA)의 수사를 받아왔다. 세타2 엔진이 탑재된 차량에서 소음과 진동, 주행 중 시동 꺼짐,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다. 현대 쏘나타·싼타페, 기아 옵티마·쏘렌토·스포티지 등이 리콜 대상에 포함됐지만 현대차 그룹은 아직도 엔진 결함 논란을 잠재우지 못했다. 이번에 반영된 2조 원의 충당금은 이런 논란에 대비한 것으로 추정된다.

◇재택근무 일상화되는 4차산업 시대에 마천루 짓는 데 20조 원

현대차가 바람의 방향을 제대로 읽지 못한 대목은 또 있다. 10조 원이라는 거금을 들여 서울 강남 삼성동에 땅을 사고 10조 원을 더 들여 100층이 넘는 마천루를 짓는다고 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 역시 시대에 뒤떨어진 투자패턴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 19) 등과 4차산업혁명 등의 영향으로 재택근무가 일상화되면서 상업용 부동산도 곧 종말을 고할 것으로 점쳐져서다. 특히 글로벌 시장을 상대로 자동차를 팔아야 하는 현대차가 부동산에 20조 원이라는 알토란 같은 유동성을 투입한 데 대해 투자자들의 성토가 이어졌다. 실제 당시 주가는 큰 폭으로 조정을 받았다. <본보 2015년 6월 22일 자 '현대차 주가 차트의 비밀' 참조>

반면 현대차가 야심 차게 추진하고 있는 브랜드 고급화 전략은 제자리걸음만 거듭하고 있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JD파워에 따르면 '2020 고객 기술경험지수(Tech Experience Index)'에서 제네시스는 559점을 받아 5위를 차지했다. 이 부분 1위는 중국의 지리 자동차가 인수한 스웨덴의 볼보(617점)다. BMW(583점)가 그 뒤를 이었고 캐딜락(577점)과 메르세데스 벤츠(567점)가 상위에 랭크됐다.

볼보는 내년부터 아예 내연기관으로만 구동되는 자동차는 생산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전기차 혹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만 생산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이미지를 확실하게 각인시키는 마케팅 전략으로 풀이되고 있다. 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중국 지리자동차는 볼보 인수로 고급화 전략에서는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현대차도 제네시스 브랜드를 자체 육성하는 대신 마천루를 짓는 돈 20조 원을 들여 하이엔드급 글로벌 고급 자동차 브랜드 가운데 하나를 인수했다면 어떻게 됐을까. 현대차 특유의 도전정신 DNA와 상승 작용을 일으켜 제네시스 브랜드보다는 나은 결과를 낳지는 않았을까.

모 그룹의 미국 현지법인 최고위급 관계자는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의 난관을 한마디로 정리했다.

"당신이라면 여기서 제네시스를 타시겠습니까. 아니면 볼보, BMW, 벤츠를 타시겠습니까"(배수연 특파원)

neo@yna.co.kr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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