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권용욱 기자 =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공포에 급락했다. 지난봄과 같은 상황은 재연되지 않을 것으로 방심한 데다 주요국 봉쇄 강화에 따른 경제적 충격을 충분히 계산하지 못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28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30 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943.24포인트(3.43%) 급락한 26,519.95에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와 나스닥 지수도 각각 3% 넘게 급락했다. 다우 지수와 S&P500 지수는 각각 지난 6월11일 이후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미국 증시가 유럽 내 코로나19 급증세에 허를 찔린 것으로 평가했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부대표는 "투자자들은 유럽 코로나19 확산 정도를 지난봄에 비해서는 충분히 통제 가능한 수준으로 봤다"며 "유럽 내 여행 재개와 확산 위험이 낮았던 지난 여름의 활동 패턴이 시장에 강력한 힘을 발휘할 것으로 인식했었다"고 돌아봤다.

유럽을 중심으로 코로나19 확진자 숫자가 급증하기 시작했고, 곧이어 미국에서도 신규 확진자 속도가 가팔라졌다. 미국은 지난 7일간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 숫자가 최고 신기록을 경신했다.

보겔 부대표는 "이번 증시 매도세가 시사하는 것은 투자자가 고통스럽고 비용이 많이 드는 봉쇄 조치의 경제적 피해에 대해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는 점"이라며 "경제 피해는 아직 해결 가능한 상황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투자자가 그동안 중앙은행과 백신에 대한 신뢰에만 의존했다고 그는 덧붙였다.

시장이 코로나19 급증세를 확인하면서도 소비와 기업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면밀히 살피지 않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데이터트랙 리서치의 니콜라스 콜라스 창업자는 "코로나19에 대한 구글 검색량이 지난 6주간 32% 늘었지만, 최근 신규 확진자 숫자가 사상 최고 수준을 경신했음에도 검색량 수준은 지난 7월 중순보다는 38% 줄었다"고 전했다.

코로나19 확산에 사람들이 무덤덤해졌다는 뜻이다.

콜라스 창업자는 "시장의 공포 수준을 나타내는 시카고옵션거래소(CBOE)의 변동성지수(VIX)도 지난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보다 올해 더 낮은 수준에 머물렀다"고 설명했다.

그는 "구글 트렌드 차트와 변동성 지수는 모두 사람들이 이번 공중보건 위기의 현실에 적응했다는 것을 나타낸다"고 강조했다.

보겔 부대표는 "시장 매니저들은 모든 것을 앞질러 생각하는 게 가치의 유일한 원천이란 믿음으로 상황을 기다리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미래의 낙관론에만 몰두한 경향이 있었다는 얘기다.

yw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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