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가 한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식시장에 정치적 불확실성에 대한 경고등이 커졌다.

코로나19에 따른 봉쇄조치와 미국 대선 우려로 미국 주요 3대 지수가 3%대 급락하면서 국내증시 투자심리도 급격히 흔들리는 양상이다.

29일 국내 증시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지지율이 회복되기 시작한 점, 투표 이후의 대선 불복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최근까지 여론조사에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앞서는 양상을 보였으나 트럼프 대통령과의 지지율 격차가 좁혀지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명한 인물이 대법관에 오른 시점도 미묘한 기류를 보여주고 있다.

대선을 일주일가량 앞두고 에이미 코니 배럿 연방대법관 후보자는 지명자에 대한 인준안이 가결된 지 1시간 만에 축하 행사의 주인공이 됐다.

취임 첫날인 27일(현지시간)에는 펜실베이니아주 루체른 카운티 선거관리위운회가 펜실베이니아주 우편투표 개표기한 연장 사건의 심리에 참여하면 안 된다는 기피 신청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우편투표 결과에 불복하고, 당선될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 분위기다.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가 다시 기승을 부리고 있지만, 미국 경기부양책은 여전히 교착상태고, 대선 전 통과는 사실상 어렵다"며 "시장이 가장 우려하는 시나리오인 트럼프의 현장투표 승리, 그리고 우편투표 결과 불복으로 백악관 주인이 가려지지 않는 경우가 발생할 경우 정치적 힘겨루기로 5차 경기부양책은 뒷전으로 밀릴 수 있다"고 봤다.

박승진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연방 대법관은 종신직이기 때문에 단기 이벤트가 아닌 중장기적 관점의 이슈이기도 하다"며 "당장은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관련 시나리오에 대해서도 미리 점검하고 대비할 필요가 있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배럿 대법관 임명과 관련해 가장 많이 거론되고 있는 이슈 중 하나는 트럼프의 대선 불복 시나리오"라며 "선거에서 패배 결과가 나올 경우, 트럼프가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는 내용"이라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오는 3일 투표 이후 각 주(州)의 선거인단이 확정돼야 하는 기한은 12월 8일이고, 선거인단은 14일에 최종 투표를 진행한다"며 "12월 8일까지 선거인단이 확정되지 않을 경우 각 주 의회가 결정하거나, 해당일 기준의 다수 득표자가 해당 주 선거인단을 획득하게 되는 등 주마다 기준이 조금씩 다르긴 하지만 후보간 득표 차가 크지 않다면 노이즈가 발생할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미국 대선 데일리 보고서를 내는 신영증권은 코로나19 재확산이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에 불리하게 작용할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임민호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6년 대선 대비 (트럼프를 지지하지 않는) 흑인 유권자의 투표율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코로나19 재확산은 대통령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임 연구원은 "트럼프 대통령은 진행 중인 유세에서 코로나19 대응보다 경제 활성화의 중요성을 강조했지만, 바이든 후보는 펜실베이니아 유세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코로나19 대응을 강하게 비판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확진 이후 미국인의 트럼프의 코로나19 대응에 대한 인식이 악화된 상황이며, 코로나19 이후 유색인종 중심의 경제적 피해 확대는 흑인 유권자의 투표 요인으로 작용하는 양상"이라고 짚었다.

미국 대선을 앞둔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이날 코스피와 코스닥지수는 나란히 1%대 하락폭을 보였다.

오전 10시8분 현재 코스피는 전일대비 -1.66% 하락한 2,306.11을, 코스닥지수는 -1.11% 하락한 797.26을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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