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재헌 기자 =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국내 대형들은 올해 3분기에도 대출자산이 급격히 늘어났다. 정책 지원 성격의 중소기업대출이 자산 성장의 주된 원인이 되면서 순이자마진(NIM) 하락에도 영향을 끼쳤다. 시장금리 상승과 코로나19 완화와 함께 NIM이 반등하는 계기가 될지도 이목이 쏠린다.

30일 연합인포맥스가 국내 5대 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농협)의 대출자산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해 3분기 말 기준 대출금 합계는 1천260조7천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보다 30조7천억원 증가했다. 증가율은 2.5%다.

올해 상반기까지 국내 은행 전체의 대출 규모는 분기 평균 3.11%를 기록했다. 전년도의 분기 평균인 1.5%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빠르게 대출 자산이 늘고 있다. 올해 3분기에도 대형 은행들이 은행권의 자산 증가를 이끌고 있다.

지난 분기에는 광복절을 기점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하면서 중소기업들의 자금 애로가 상당했다. 대형은행들도 이들에 대한 자금 지원을 중심으로 대출을 늘렸다.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상대적으로 높은 중소기업 대출 증가율을 보였고 다른 은행들도 예년 대비 자금 공급이 활발했다.





개인들의 주식투자 열풍에 주담대가 막힌 '영끌' 부동산 매입, 전셋값 상승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율도 높았다. 코로나19에 기준금리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면서 이자 부담을 덜게 된 고객들의 니즈가 꾸준했다.

농협은행을 제외하면 모두 주택담보대출 증가율보다 가계대출 증가율이 높을 만큼 신용대출에 쏠렸다. 국민은행과 신한은행은 주담대를 전분기보다 줄였다.

코로나19에 따른 중소기업 대출은 평소 대비 낮게 책정된다. 정책지원에 각종 보증 등이 동반되기 때문이다. 통상 은행권에서 중소기업과 대기업 간의 대출금리는 40bp(1bp=0.01%포인트) 이상 벌어지지만, 코로나 확산에 차이가 좁혀지고 있다.

시장금리까지 떨어져 은행들의 순이자마진(NIM)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3분기 대형은행들의 NIM은 농협은행(1.67%)을 제외하고 모두 하락했다. 대출자산이 증가율이 3%대인 하나은행(1.33%)은 NIM 하락폭이 4bp로 가장 컸다. 다음으로 대출 증가율이 높았던 신한은행(1.36%)도 3bp의 NIM 하락을 겪었다. 국민은행(1.49%)과 우리은행(1.33%)은 NIM이 1bp씩 내렸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들의 NIM 하락은 고스란히 금융지주 NIM에 연결된다. NIM 하락에도 대출자산이 급증해 이자이익이 버티는데, 코로나 이후는 여전히 물음표다.

김기환 KB금융 재무담당 부사장은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4분기 NIM은 1~2bp 추가 하락 압력이 있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가 다소 완화하면서 은행들도 NIM 반등의 기회를 엿볼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9월 들어서면서 대출금리의 기준인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고 있어서다. 경제 회복이 내년까지 빨라지면 시장금리가 더 오를 여지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가계대출에서 금리가 더 높은 신용대출은 총량 규제에 금리를 올리는 추세고, 코로나가 줄면서 기업들이 정상화하면 중소기업 대출금리도 따라갈 것"이라며 "기준금리 인하 얘기가 다시 안 나오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했다.

jhlee2@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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