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서울채권시장에서 국고채 초장기물의 커브 스티프닝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획재정부가 20년물의 공급 물량을 조절할 뜻을 내비치면서 앞으로는 30년물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밖에 없고, 국고채 라인업이 정비되는 내년부터 이런 경향은 더욱 짙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기재부가 29일 발표한 국고채 발행계획에 따르면 20년물 국고채는 다음달 1조 원이 경쟁입찰로 발행된다.

11월 발행 규모는 10월의 8천억 원보다는 2천억 원 늘었지만, 9월의 1조1천억 원보다는 1천억 원 줄었다. 10월에는 50년물 발행이 있어 다른 구간의 물량을 일부 흡수했다는 점을 고려해 11월 물량을 9월과 비교하면 20년 물량이 줄어든 것으로 볼 수 있다.

30년물은 다음달 발행 물량이 3조1천억 원으로, 10월 3조1천억 원, 9월 3조1천500억 원 등 20년물 대비 훨씬 큰 규모로 일정하게 공급이 이뤄지고 있다.

20년물 발행 규모의 감소는 시장의 기대와 일치한다. 시장은 현재 기재부가 20년물의 발행 규모를 줄이고, 초장기물을 30년물 위주로 재편하는 작업을 진행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같은 초장기물임에도 만기가 더 긴 30년이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로부터 인기가 많았고, 이에 따라 20년물의 입지가 갈수록 애매해졌기 때문이다.

시장과 꾸준히 소통해온 기재부도 최근 국고 2년물 신설을 발표하면서 20년물 발행 물량을 '탄력적'으로 조정하겠다고 밝혀 이를 어느 정도 시사하기도 했다.

국고채 교환도 30년물의 비중이 커지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

기재부는 올해 1~9월까지만 해도 20년물 경과 종목과 30년물 지표 종목간 교환을 총 5회에 걸쳐 1천억원씩 시행했지만 10월과 11월은 매월 3천억 원으로 규모를 늘렸다.

초장기물의 지각변동은 국고 20-30년의 커브 스티프닝으로 나타나고 있다.

20년과 30년물 금리는 지난 9월 23일만 해도 20년물 금리가 더 높아 역전된 상태였다가 최근에는 역전을 해소하고 커브가 가팔라지는 모양새다.





스티프닝 추세는 30년물의 지표물과 비지표물 사이에서도 감지된다.

20년 지표물인 국고 20-7호와 30년 지표물인 20-2호 사이에서 금리가 움직이는 30년 비지표물들 가운데 12-5호나 14-7호처럼 만기가 20년에 더 가까운 종목들은 최근 30년 지표물과의 스프레드를 확대하면서 20년 지표물에 밀착하고 있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20년물이 그동안은 수급 악재로 약했지만 기재부가 탄력적으로 물량을 조절하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이 변했다"며 "내년 이후 20-30년 커브는 스티프닝이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jhhan@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13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