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월말 포트폴리오 매수 속에서 다음주 대선을 대비하면서 나타난 강한 매도세를 되돌리며 소폭 상승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0일 오전 9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1.3bp 내린 0.821%를 기록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3bp 하락한 0.149%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2.3bp 떨어진 1.600%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8.2bp에서 이날 67.2bp로 축소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의 승리 가능성을 염두에 둔 전일 투매 반작용으로 미 국채시장은 소폭 상승하고 있다. 전일 10년물 국채수익률은 5.4bp나 올라 3주여 만에 최대 하루 상승폭을 나타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승리하든,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든, 선거 후 재정 부양책은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부양책을 실시하면 자금 조달을 위한 신규 국채 공급이 불가피한 만큼 미 국채시장은 특히 대선을 주시하고 있다.

최근 투자자들은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 양원을 모두 장악하는 싹쓸이에 대비하고 있다. 바이든 전 부통령이 이길 경우 보다 공격적인 재정 지출 계획을 수립해 경제 성장과 인플레이션 기대를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미 국채 하락 압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 계속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악화하고 있는 점도 미 국채 값은 지지하는 요인이다.

여기에 월말을 맞아 전체 포트폴리오의 평균 만기를 벤치마크와 맞추려는 펀드매니저들의 국채 매입도 가세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채권 만기가 다가오기 때문에 투자자들은 신규 국채를 매수해야 할 필요성이 생긴다.

9월 소비지출은 시장 예상을 상회했다.

RBC 도미니온 증권의 시몬 딜리 금리 전략가는 "11월 3일 선거가 며칠 앞으로 다가오면서 시장의 관심이 대선에 확실히 쏠리고 있다"며 "그날 밤 확실한 승자가 나올 수 있을지 일부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스파르탄 캐피털의 피터 카딜로 분석가는 "대형 기술주가 혼재된 분기 실적을 공개했고, 다음주 대선도 앞둔 데다, 코로나19 확진자 급증세가 3분기 예상을 웃돈 미국과 유럽의 GDP에도 4분기 경제 둔화 우려를 키웠다"며 "시장의 가장 큰 적은 불확실성인데, 불확실성이 강력하게 작용하고 있어 방어적인 시장 움직임 강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주가 급락에도 미 국채 상승세는 제한되고 있다. 이번주 S&P 500이 4.5%나 하락했는데도,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주 초보다 소폭 내리는 데 그쳤다. 전통적인 헤지 수단으로 역할이 줄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앱솔루트 전략 리서치의 데이비드 보워스 공동 창업자는 "보호해줄 수 있는 유일한 것은 현금이며 수익을 줄 수 없다"며 "현재로서는 채권과 주식 모두 과대평가돼 있고, 이는 꽤 어려운 환경"이라고 지적했다.

롬바르드 오디에의 새미 차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낮은 금리 수준을 고려할 때 국채는 포트폴리오를 보호하기에 충분치 않다"며 "코로나19 이전에 이미 마이너스였던 독일 국채수익률은 팬데믹 이후 미 국채수익률만큼 하락하지 못하는 등 미국과 유럽 투자자들 모두 수년간 씨름하고 있다"고 말했다.

냇얼라이언스 증권의 앤드루 브레너 국제 채권 대표는 "11월 3일 이후 새로운 부양책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 역시 미 국채의 효과적인 헤지 역할을 막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결과가 어떻든 부양책은 있고, 블루웨이브(민주당 승리), 레드타이드(공화당 승리) 중 어떤 색이든 국채가 너무 많이 나올 것"이라며 "10년 국채수익률은 향후 1%로 다시 오를 수 있으며 현재 주식에 대한 최고의 헤지수단은 현금"이라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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