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월말을 맞은 리밸런싱 수요에도 강세를 보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우려가 여전한 가운데 미국 대통령 선거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풀이됐다. 유럽중앙은행(ECB)가 추가적인 통화정책 완화를 시사한 데 따른 여진은 이날도 이어졌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30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701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621엔보다 0.080엔(0.08%) 상승했다.

유로화는 달러에 유로당 1.16475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743달러보다 0.00268달러(0.23%) 하락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1.93엔을 기록, 전장 122.13엔보다 0.20엔(0.16%) 내렸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20% 상승한 94.035를 기록했다. 전월 대비로도 0.20% 상승하는 등 9월 말부터 이어진 달러화 강세 흐름은 여전했다. 투자자들이 미 대선이 치열한 경합 양상으로 치달을 것을 우려해 달러화를 퍼담고 있어서다. 코로나19의 2차 유행에 따른 재봉쇄에 대한 우려도 달러화 매수세를 부추겼다.

유로-달러 환율이 전날에 이어 4주 이래 최저 수준까지 떨어지는 등 유로화의 가파른 약세는 이날도 이어졌다. 유럽중앙은행(ECB)가 12월 정례회의에서 추가적인 통화완화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명토를 박아 밝히면서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ECB 총재도 전날 기자회견을 통해 "우리는 모두 다음 이사회 회의에서 조치하고 우리의 정책 도구들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데 동의했다"고 말했다.

세계 일일 코로나19 확진자가 사상 처음으로 50만 명 이상 증가하는 등 사실상 팬데믹(대유행)이 다시 시작된 것으로 풀이됐다. 프랑스와 독일은 다음 주부터 전국 단위로 봉쇄조치에 돌입할 예정이다. 미국도 전날 일일 기준으로 최고기록인 9만1천 명의 확진자가 나왔고 입원 환자도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미국 소비지표가 예상보다 양호해 위험통화에 약세를 부추겼다.

10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최종치는 81.8로, 전월 확정치인 80.4에서 상승했다.

앞서 발표된 예비치이자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81.2를 웃돌았다.

이날 발표된 3분기 유로존(유로화 사용 19개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비치는 전기 대비 12.7% 증가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이코노미스트들의 예상치는 9.4% 증가를 상회했다. 유로존 출범 이후 가장 큰 폭의 분기 성장률이다. 지난 2분기 11.8% 위축된 이후 빠른 반등에 성공했다.

코앞으로 다가온 미 대선은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채권시장 일부 지표 등은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의 당선을 점치고 있지만, 결과 발표가 지연될 것으로 우려되면서다.

이런 우려 등을 반영해 유로-달러와 기타 통화의 변동성 지수는 지난 3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국 위안화는 역외에서 달러당 6.8위안대까지 하락하는 등 달러화에 대해 견조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 시진핑(習近平) 국가 주석 등 지도부가 중국 공산당 19기 중앙위원회 5차 전체 회의(19기 5중전회)를 통해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을 제시한 영향으로 풀이됐다. 시장은 중국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하기 위해서는 위안화가 더 강해져야 한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BMO 캐피털 마켓의 글로벌 외환전략 헤드인 그레그 앤더슨은 "오랜 시간 동안 선거를 치렀지만, 이번에는 불안한 선거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번 주 들어 확률적 결과가 크게 바뀐 것은 아니지만 일부 사람들이 마지막 순간까지 맞설 수 있는 입지를 구축하는 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다.

그는 이게 유로-달러를 약간 끌어 내렸다고 덧붙였다.

모넥스유럽의 시장 분석 헤드인 란코 베리치는 민주당 조 바이든 후보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승리하면 미국의 성장률 전망이 개선될 수도 있다면서 G10 국가 대비 달러화에도 약간은 긍정적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삭소뱅크의 외환 전략헤드인 존 하디는 "다음 주 선거 결과가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의 경합 양상을 보이거나 상·하원을 양당이 나눠가지는 분열된 결과가 나올 경우 안전자산 통화는 틀림없이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즈호 은행의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카라카마 다이스케는 ECB의 통화완화에 대한 기대가 강화되면 달러 매수세가 몰리거나 유로화가 더 떨어지는 등의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ECB가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을 수 있다면 괜찮겠지만 지금은 공언한 상태이기 때문에 12월 회담이 감동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명될 리스크도 있다"고 덧붙였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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