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는 미국 대통령 선거를 하루 앞두고 강세를 보였다. 미 대선에 대한 불확실성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안전자산에 대한 수요가 강해진 영향 등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2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797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701엔보다 0.096엔(0.09%) 올랐다.

유로화는 유로당 1.16360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6475달러보다 0.00115달러(0.10%) 내렸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1.96엔을 기록, 전장 121.93엔보다 0.03엔(0.03%)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보다 0.03% 상승한 94.066을 기록했다.

달러인덱스는 지난주에 9월 말 이후 가장 큰 주간 상승세를 보이는 등 미 대선을 앞두고 1개월 이내 최고의 강세 흐름을 보였다. 투자자들이 미 대선에 따른 금융시장의 불안에 대비해 안전자산을 선호하고 있어서다.

불확실성을 반영하면서 주요 통화들의 변동성도 지난 4월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엔화와 유로화에 대한 1주일 내재변동성 지수는 둘 다 11% 이상 상승했다.

미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전국 단위의 여론조사에서는 앞서고 있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합주에서는 바짝 따라잡고 있다. 당선자 윤곽이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우편투표의 비중이 커진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 측은 대선 불복 시나리오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투자자들도 4년 전에 여론조사가 틀려 낭패를 본 탓에 불확실성에 대비한 포지션 전략을 짜고 있다.

코로나19는 이미 타격을 받은 경제에 또다시 충격을 주고 있다. 유럽지역은 최근 5주간에 걸쳐 코로나19 확진자가 두 배나 늘어 전체적으로 1천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유로화는 코로나19에 따른 충격 등으로 달러화와 엔화 등 안전자산에 대한 약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번 주부터 이어지는 유럽연합(EU)과 영국의 무역 협상도 눈여겨봐야 할 재료로 지목됐다. 협상 진전 사항과 합의 가능성에 대한 정보는 오는 4일이나 5일께 나올 것으로 점쳐졌다.

이번 주에는 미 대선 이외에도 중국의 구매자관리자지수와 미국의 비농업부문 고용지표 등 굵직한 이벤트가 잇따라 대기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5일에 통화정책 방향을 발표하고 영란은행(BOE)도 같은 날 봉쇄조치 강화에 따른 후속 조치 등을 발표할 전망이다. 호주중앙은행(RBA)은 3일에 통화정책 변경 여부를 공개할 예정이다.

이날 발표된 지난 10월 미국의 제조업 활동 지수는 시장 예상도 큰 폭으로 웃돌면서 실물 경제 회복세를 뒷받침했다. 공급관리협회(ISM)는 10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월 55.4에서 59.3으로 올랐다고 발표했다. 2018년 9월 이후 2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집계한 전문가 예상치 56.0도 큰 폭 웃돌았다.

웰스파고의 거시전략가인 에릭 넬슨은 "지난주에 보였던 움직임은 전반적으로 위험회피 차원이었고 합리적인 것"이라면서 "투자자들은 4년 전 선거 이후에 선거와 관련된 일종의 예측에 대해 회의적이다"고 진단했다.

그는 "선거가 가까워질수록 지연되거나 경합이 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위험 자산을 무너뜨릴 수 있는 퍼펙트 스톰이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노무라 증권의 외환 분석가인 조던 로체스터는 "선거와 관련된 헤지의 유동성이 매우 작아 변동성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모든 게 잘될 것으로 생각하면서 헤지를 파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정도로 모두가 같은 방식을 취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일반적으로 트레이더들은 유로화 약세와 달러화 강세 쪽으로 헤지를 하고 있다.

CBA 분석가들은 "환율 변동성은 선거에서 진 후보가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할 위험이 높기 때문에 선거일을 지나서도 계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은 "2000년 선거는 분쟁을 해결하는 데 약 한 달이 걸렸다"고 덧붙였다.

미쓰이 스미토모 은행 수석전략가인 우노 다이스케는 "유럽에서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봉쇄조치가 두드러진 이후 유로화에 대한 매도세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러나 미국과 같은 다른 나라의 감염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면서 "시간이 흐를수록 코로나19 감염 증가와 봉쇄조치는 더는 외환시장의 재료가 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모든 나라의 공통적인 화두가 될 것이라는 이유에서다.

neo@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6시 21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