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외국인이 국내 증시에서 순매도 물량을 내놓고 있지만 향후 달러 약세와 원화 강세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의 국내증시 투자 여건은 점점 유리해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증권사들은 3일 발표한 내년 연간전망 보고서에서 달러 자산에 집중돼 있던 자금이 이머징마켓으로의 '머니무브'를 보일 가능성에 무게를 실었다.

달러 약세 바람을 타고 신흥국 통화 자산으로 자금 유입이 일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달러 매도를 기반으로 한 캐리트레이드가 활성화되면 글로벌 유동성이 신흥국의 비달러화 자산으로 옮겨갈 수 있어서다.

삼성증권은 내년 연간전망에서 코스피 상단을 2,850선까지 열어놨다.

주된 배경은 ▲한국 수출 및 실적 펀더멘털의 급속한 정상화 ▲이머징마켓 내 거시건전성 및 트래블 버블 안전지대 차별화 ▲개인, 외국인 수급 선순환 본격화 등을 꼽았다.

삼성증권은 "2021년 대세 상승장의 시작"이라며 "2020~2025년 코스피는 전인미답의 3천포인트선 돌파를 넘어 3,300선 안착을 타진하는 중기 불 마켓(Bull market)의 추세화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고 진단했다.

이에 2021년 국내증시 수급 환경은 "동학개미운동 시즌2와 이머징 마켓 괄목상대의 한 갈래격인 외국인 러브콜 간의 적극적인 손바뀜 형태로 전개될 전망"이라고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도 내년의 머니무브에 주목했다.

내년 연간보고서에서 하나금융투자는 "달러-원 환율 1,120~1,140원대에서 1,100~1,120원대로 하락했을 때 변화 중 하나가 국내 증시 내에서 업종간 수익률 격차 축소"라며 "1,100~1,120원대 원화 강세 구간에서 업종간 수익률 편차가 가장 낮다"고 내다봤다.

이어 "원화 강세가 진행될수록 지금까지 진행된 업종간 수익률 차별화가 완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다만, 연말까지의 외국인 투자는 뚜렷한 개선 조짐을 보이기에는 아직 불확실성이 큰 상태다.

미국에서는 대선이라는 대형 이벤트가 있고, 국내증시에서는 연말 대주주요건에 따른 개인의 주식 매도 가능성도 불거지면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세가 발 빠르게 진행되는 양상이다.

연합인포맥스 파워투자자 추이에 따르면 지난 30일 외국인이 9천780억원 규모의 순매도 물량을 내놓으면서 코스피는 2,300선을 밑돌았다.

외국인 수급 대부분이 프로그램 비차익거래를 이용한 패시브 매도로 추정됐다.

그럼에도 내년까지의 외국인 국내 증시 투자 여건은 나쁘지 않다.

당장 임박한 미국 대통령 선거는 조 바이든 후보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중 어느 쪽이 승리하든 달러 약세에 우호적이다.

특히 바이든 후보가 승리하는 '블루웨이브'가 일어날 경우 달러 약세가 초기에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됐다.

삼성선물은 최근 보고서에서 "통화정책은 바이든 후보는 적극적 재정 지출로 미 연준의 국채 매입 필요성을 높이며, 초기 약달러 압력을 심화시킬 수 있으나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정책을 고려할 때 연준의 통화완화 기간이 더 길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더 약달러에 우호적"이라고 봤다.

내년까지 이어질 원화 강세 기조 역시 외국인 투자 여건을 뒷받침한다.

11월에는 1,100원대 초반에서 환율 하락 폭이 제한적일 수 있지만, 내년 상반기까지는 좀 더 하락할 가능성이 열려있다.

삼성선물은 최근 11월 환율 전망 보고서에서 예상 범위를 1,110~1,150원으로 제시했다. 12월에는 1,130원, 내년 3월말에는 1,080원선까지 내다봤다.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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