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윤시윤 기자 = "지금부터는 '반반 전략'이다. BBIG에 절반을 투자하고 절반은 기존의 1등 가치주에 투자해야 한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은 3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내년 증시 지형을 경제활동 재개와 기저효과로 정의했다.

내년 증시를 낙관적으로 전망하며 전통적 가치주와 새로운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BBIG(바이오·배터리·인터넷·게임)' 주도주에 장기 투자할 것을 권했다.

올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이후 '동학개미'들의 성공투자로 개인 투자자들이 굉장한 경험치를 얻은 만큼 경기 회복에 따른 수익률 증가도 기대할 수 있다고 전했다.

조 센터장은 "각국 정부와 자본주의를 믿는다면 그 주식들은 내년 정도엔 회복될 것"이라며 "이럴 때 시장에서 빨리 나가지 말고 경기가 완전히 좋아질 때까지 장기투자하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조 센터장은 고려대 경영학과와 동대학원 석사를 마치고 1994년 신영증권과 대우증권을 거쳐 2013년부터 하나금융투자 센터장을 맡고 있다. 또 하나금융그룹 연금연구소인 100년 행복연구센터장도 겸직하고 있다.

다음은 조용준 리서치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올해 증시,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올해 증시는 '코로나19'와 '동학개미운동' 두 가지로 얘기할 수 있다. 코로나19로 경제의 사회적 격리 진행되고 많은 산업이 안 좋아졌지만 반대로 디지털화가 진행되면서 새로운 성장 산업이 나타났다.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안으로 쑥 들어왔다. 또 주가가 많이 하락해 동학 개미들에게 굉장한 성공의 경험을 안겨줬다. 여태껏 증권 역사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1년에 단기적으로 45조원이라는 어마어마한 주식을 매수한 적 없다. 예탁금도 30조원이 늘었다.

-'동학 개미 운동'을 이끌었던 개인 투자자들이 매수는 다소 꺾였다.

▲ 그간 주가가 너무 많이 올랐다. 미국 시장을 보면 4∼7월 오르면서 조정을 받아야 하는데 실적발표 기간에 들어서면서 아마존 등 언택트(비대면) 관련주, 4차산업·디지털 관련 산업이 몇 배씩 성장했다. 나스닥이 기업들 실적 발표 후 8월에도 계속 올라 조정이 없었다. 조정이 9월부터 시작된 셈이다. 나스닥은 바닥 치고 회복하려는 추세지만 미국 대선 등 불확실성이 크다. 재정 부양책 규모, 대선 불복 등 리스크도 있다.

또 하나는 국내에서 대주주 과세 인정 범위가 10억원에서 3억원으로 확대되는 이슈다. 유예할 가능성도 있지만 아직 안 되고 있다. 개인 및 기관 투자자들의 차익 매물이 많이 나오면서 상대적으로 조정폭이 컸다.

-대주주 요건 강화에 따른 시장 영향, 얼마나 되나.

▲코스피는 시장이 워낙 크지만 코스닥은 시장도 작은데 대주주 요건에 해당되는 자금이 15조 원가량으로 전체 금액 11%다. 대주주로 인정받으면 세금이 크게 올라가기 때문에 이 부분이 차익 매물로 나올 수 있다. 과거에도 대주주 요건 이슈가 범위가 다섯 차례 좁혀져 변경됐는데 그때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이 많은 코스닥에서 연말 주가 조정폭이 컸다. 문제는 2년 뒤에 어차피 과세 체제가 바뀌는데 현재 제로 금리 속에 부동산으로 쏠린 자금을 증권시장으로 유입시켜야 하는 정책적 수요 속에 업계 종사자로서 유예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시장이 이로 인해 일시적 왜곡이 일어나지 않고 안정되게 흘러갔으면 한다.

-내년 증시, 주요 리스크와 투자 포인트는.

▲내년 시장은 크게 경제활동 재개와 기저효과로 설명할 수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한 경제활동 위축이 올해 가장 큰 어려움 중 하나였다. 내년 가장 큰 화두는 반대로 경제 활동의 재개다. 또 다음으로는 베이스 임팩트, 즉 기저효과다. 중국이 마이너스(-) 8% 역성장했고, 미국도 올해 2분기 -30% 역성장 보였다. 내년 1분기는 중국이 원위치만 회복해도 8%인데 두 자릿수 성장도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주 수출 지역이 미국과 중국인만큼 우리나라 내년 2분기 기저효과가 매우 클 것이다. 경기도 회복되는 시기고 재정정책으로 돈도 많이 풀렸다. 금융 장세에서 실적 장세로 넘어가는 해가 내년 한 해가 될 것이다.

미 대선에서 결과적으로 어느 후보가 되든 경기 부양은 이뤄질 것이다. 현재 월가에서 희망하는 건 '블루웨이브'다. 민주당 자체가 큰 정부기 때문에 2조 달러 이상의 가장 큰 규모의 경기 부양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

-주목하는 유망 업종 혹은 투자 흐름 변화는.

▲올 3∼4월에 물어보셨다면 무조건 네이버, 카카오 등 인터넷 관련주일 것이다. 이른바 'BBIG', 바이오, 배터리, 인터넷, 게임 업종에서의 주도주다. 지금부터는 '반반 전략'으로 말씀드리고 싶다. BBIG에 절반을 투자하고 절반은 기존의 1등 가치주에 투자해야 한다. 포스코, 현대자동차 등 기존 제조업과 하나금융지주와 같은 금융주들은 절대 망할 리 없고 경기가 회복되면 원위치 되는 종목들이다. 각국 정부와 자본주의를 믿는다면 그 주식들은 내년 정도엔 회복될 것이다. 주식은 불경기에 사야 하고 우량주에 장기 투자해야 한다. 이번에 동학 개미들이 너무 좋은 타이밍에 많은 돈이 시장에 잘 들어오면서 좋은 경험을 했다. 이럴 때 시장에서 빨리 나가지 말고 경기가 완전히 좋아질 때까지 장기투자하시길 바란다.

-'한국판 뉴딜' 등 정책적 방향과도 궤를 같이하는 것 같다.

▲한국판 뉴딜이라는 게 큰 틀에선 다 동의한다고 본다. 핵심은 디지털, 녹색 뉴딜이다. 디지털 뉴딜이라는 건 미국과 중국의 패권 전쟁에서 중요하다. 1∼2년 전에는 관세 전쟁이었으나 서로 피해도 있고 경기도 안 좋아지니 '미래 패권'으로 초점을 이동했다. 틱톡, 위챗 등 디지털 플랫폼에 대한 주도권 싸움이다.

또 그린뉴딜은 100년 만에 에너지원이 바뀌고 있다. 전기 에너지, 풍력이나 태양광 경우 고정비가 많아서 그렇지 송·배전 시설 인프라 구축이 끝나면 화석 에너지보다 원가가 더 싸다.

세계 제일 투자자 워런 버핏이 가장 좋아하는 게 1등주가 위기에 처했을 때 그 주식을 매수하는 것이다. 과거 코카콜라, 질레트 면도기, 나이키, 월트디즈니 등 소비재 1등 기업의 주가가 쌀 때 가장 좋은 투자 시기로 봤다.

버핏이 최근 투자자산의 3분의 1을 애플에 투자했다. BBIG에 투자한 셈이다. 1930년생으로 평생 가치주만 투자하던 버핏이 애플에 2016년부터 장기 투자를 시작했다는 건 세상이 크게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하나금투 리서치센터 소개와 강점은.

▲하나금융그룹의 하나금융투자 내에 있는 리서치센터로 경제지들이 선정한 베스트 증권사에 수년간 선정됐다. 또 리서치센터가 직접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하나TV'의 구독자 수도 업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올라와 있다. 또 2014년 중국 내수시장을 주도하는 1등 기업에 장기투자하는 상품을 개발해 시장에 큰 호응을 얻은 바 있다.







[https://youtu.be/ZXrxa8x_4x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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