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임하람 기자 = 원화의 가파른 강세 분위기 속 서울외환시장의 수급 상황에도 관심이 쏠린다.

최근 외환시장에 수급상 쏠림이 나타나지 않는데도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하면서 외환 당국도 경계심을 높이는 분위기다.

3일 서울환시에 따르면 최근 역내 시장에는 수급상 쏠림은 없는 상황으로 파악된다.

지난 9~10월 수출 개선으로 달러 공급이 증가했지만, 내국민의 해외 투자로 달러 수요도 늘어난 상황이라 큰 불균형이 감지되지는 않는다.

또 약 두 달 동안 환율이 50원 이상 하락하면서 수출업체들의 네고 물량이 나왔으나, 시장 방향성을 주도할 정도로 대량은 아니었다.

수급은 상당히 균형 잡힌 상황이나 달러-원 환율이 큰 폭으로 하락한 데에는 달러화 약세에 베팅을 한 시장 참가자들의 포지션 플레이가 주요한 역할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

외환 당국 역시 이 같은 상황을 인지하고 있다.

달러-원 환율이 가파른 하락세를 보이며 1,120원선을 위협하자 외환 당국은 세 차례에 걸쳐 메시지를 내왔다.

특히, 수급 상황은 균형을 이루고 있는데 환율이 급락하는 상황에 대한 경고를 전했다.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지난달 14일 거시경제금융회의에서 "국내 외환시장의 변동성은 커졌으나 국내 외환 수급 상황은 안정적"이라고 언급했다.

당시 김 차관은 국내 외환 수급이 한쪽으로 쏠린 상황이 아닌데도 외환시장이 변동성을 보였다며, 만약 환율 흐름이 수급 상황과 괴리된 측면이 있는지를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환율이 2주 이상 하락 일변도를 나타내자, 김 차관은 지난달 27일 재차 경고 발언을 내놨다.

김 차관은 "최근 들어서는 (환율이) 유로화, 위안화 등 글로벌 통화 움직임이나 외환 수급과 큰 관련 없이 시장 심리만으로 움직이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고 언급했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원화의 강세가 심리적인 영향이 크다고 경고했다.

홍 부총리는 지난달 22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종합감사에 출석해 최근 원화 강세에 대해 "위안화가 강세를 보이며 (원화가) 동조했고, 여러 심리적인 영향이 있었던 것으로 판단한다"며 "환율이 수급이나 경제 펀더멘털과 괴리된 상황에서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는 경우를 예의주시하고 시장안정조치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한 시장 참가자는 "무역, 증권투자 등으로 생기는 환전 수요가 기본적인 외환 수급을 의미하는데, 이런 플로우를 언제, 어떤 방식으로 환전하느냐는 심리와 환율 뷰에 달린 문제다"며 "이런 부분에서 환율이 그간 심리에 따라 움직인 면이 다소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hrl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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