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전소영 임하람 기자 = 원화의 가파른 강세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환율 방향도 시장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원화가 1년 8개월 만에 가장 높은 가치로 뛰어오른 가운데 향후에도 원화 강세가 이어질지 여부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3일 외환시장 참가자들에 따르면 향후 원화의 방향성은 결국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가 결정지을 것으로 보인다.

시장의 예상대로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자가 당선되고,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는 '블루 웨이브' 시나리오가 펼쳐질 경우 달러-원 환율은 1,100원대로도 하락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A 은행의 외환딜러는 "시장의 예상대로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되는 결과가 나오면 달러-원 환율은 1,100원대까지는 열어둬야 할 것"이라며 "대선 서프라이즈가 없는 이상, 달러화 약세와 아시아 리스크 온(위험 선호) 흐름이 변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B 은행의 외환딜러도 "예상대로 바이든 후보자가 당선될 경우 달러-원 추가로 하락할 것이고, 레벨은 1,110원대까지도 열려있다고 본다"며 "이미 개입과 관계없이 1,120원대를 봤기 때문에 강세로 간다면 일단 그 수준까지는 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방역과 경제 대응에서 우리나라 및 아시아 국가가 상대적으로 선방하면서 원화 강세는 추세로 자리 잡았다는 진단도 나온다.

우리나라의 경제 선방 등을 고려하면 대선 결과와 관계없이 원화는 강세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는 해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S&T 센터 애널리스트는 최근 보고서에서 "한국은 코로나19 시국에서 중국 다음으로, 전 세계에서 드물게 경제 충격을 최소화하고 비교적 정상 궤도에 가까워진 몇 안 되는 국가다"며 "시장 참가자들이 한국 경제와 원화를 바라보는 시선이 어느새 호의적으로 변해 있다"고 분석했다.

C 은행의 외환딜러도 "원화 강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미 대선 불확실성을 핑계로 조정을 받고 있는데, 원화는 1,100원도 깨질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한국은 제조업 개선으로 실물경제가 뒷받침되고 있고 이것이 원화 강세 이유 중 하나다"고 말했다.

D 은행의 외환딜러는 "대선 이후에는 달러-원이 하락할 가능성을 더 크게 보고 있다"며 "내려올 때도 쏠리듯이 밀려서 내려왔기 때문에 대선이 지나면 더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미국이나 유럽보다 한국이나 중국이 코로나 관리도 잘하고 있고 경제 정책에 대한 기대가 반영되면서 (원화) 강세가 연출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원화의 강세가 매우 빠른 속도로 일어났고, 강세 폭이 다른 통화 대비해서 과도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거나 대선에서 혼란이 야기되는 등 다른 변수가 나온다면 환율은 현 수준에서 바닥을 확인하고 다시 반등할 수도 있다.

E 은행의 외환딜러는 "시장의 전망은 바이든 후보자의 승리와 민주당의 상, 하원 장악이지만, 이미 이는 원화에 상당 부분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며 "세계적으로 코로나19 확산에 대한 부담감도 시장에 인식되는 상황에서 원화의 강세는 제한적으로 진행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딜러는 "가능성은 높지 않지만, 트럼프가 재선에 성공할 경우 달러-원 환율은 1,200원에 근접한 수준까지 한 번에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syjeon@yna.co.kr

hrlim@yna.co.kr

(끝)

본 기사는 인포맥스 금융정보 단말기에서 2시간 더 빠른 09시 20분에 서비스된 기사입니다.
저작권자 © 연합인포맥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