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정원 기자 = 최근 달러-원 환율이 하락 기조를 이어가면서 운용자산의 상당 부분을 외화자산에 투자하는 보험사들에게 어떤 영향을 줄 지에 관심이 쏠린다.

환율 하락으로 원화강세 기조가 심화할 경우 보유한 외화자산에 대한 평가손이 발생해 보험사들의 수익성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기 때문이다.

다만 최근엔 해외투자 리스크를 최소화하기 위해 보험사들도 100%에 가까운 비율로 환헤지를 병행 중인 만큼, 환헤지 비용 정도를 제외하면 당장의 운용 여건에는 큰 지장이 없다는 평가가 많다.

3일 서울외환시장에 따르면 올들어 달러-원 환율의 연고점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의 '직격탄'을 맞았던 지난 3월 19일의 1,296.00원이었다.

이후 달러-원 환율은 꾸준히 내림세를 지속해 지난달 27일에는 1,125.10원으로 연저점을 찍었다.

코로나19 국면이 지속되는 가운데 미국의 추가 부양책 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원화강세 기조가 꾸준히 강화하는 추세를 나타냈다.

특히, 달러-원 환율이 1,120원대까지 낮아진 것은 지난해 3월 22일 이후 1년 7개월 만이다.

국내 대형 생명보험사 관계자는 "환율 변동과 관련된 리스크에 대해서는 100% 헤지를 원칙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원화강세에 따른 영향은 제한적이다"며 "오히려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환헤지 비용도 최근 줄고 있어 긍정적인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이례적으로 원화강세 기조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그간 환헤지 등을 통해 충분히 대응하고 있었던 만큼 문제가 될 여지는 없다는 게 업계 안팎의 공통된 의견이다.

특히, 최근 해외투자의 메리트가 크지 않아 관련 비중을 오히려 줄이고 있는 점도 보험사들의 부담을 줄이는 요인 중 하나다.

그간 보험업계에서는 초저금리 여파로 수익률 확보가 쉽지 않은 상황이 심화하자 해외로 눈을 돌려 투자처를 발굴하는 데 공을 들여왔다.

생명보험협회에 따르면 지난 2012년 말 4.63% 수준에 불과했던 국내 생보사들의 외화유가증권 비중은 지난해 말에는 14.8%로 3배 이상 확대됐다.

그러나 올들어서는 이런한 추세에도 제동이 걸렸다.

올해 6월 말 국내 생보사의 전체 운용자산은 총 747조6천845억원으로, 이 중 외화유가증권이 차지하는 비중은 14.6%(109조4천497억원) 수준이었다.

작년 말과 견주면 오히려 0.2%포인트(p) 낮아진 셈이다.

최근 보험업법 개정안을 통해 해외투자 한도가 50%까지 상향됐지만, 한화생명 등 일부 보험사들은 오히려 관련 비중을 낮추는 추세다.

최근 금리 상황과 환헤지 비용 등을 고려할 때 해외채권보다 국내채권 보유 비중을 늘리는 것이 낫다는 인식이 늘고 있어서다.

임준환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작년과 달리 최근엔 10년물 기준으로 미국보다는 국내 채권이 금리 측면에서 유리했던 상황"이라며 "이렇다 보니 미국 장기채에 대한 투자 메리트도 크지 않았다"고 전했다.

다만, 임 연구위원은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재정 확대에 대한 기대감에 장기채 금리도 오를 가능성이 있다"며 "원화강세를 보이는 경우 환헤지 비용 측면에서도 유리한 만큼 보험사들도 이러한 부분들을 모두 고려해 투자 확대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j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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