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최근 국고채 금리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초기 수준까지 치솟으면서 그간 시장을 관망하며 큰 움직임을 보이지 않던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매수세를 끌어낼지 주목된다.

3일 연합인포맥스 최종호가 수익률 추이(화면번호 4512)에 따르면 전일 국고채 10년물은 1.602%의 금리로 장을 마쳤다.

10년물 금리가 1.6%를 상향 돌파해 마감한 것은 코로나19가 국내에서 본격적으로 확산한 지난 3월 이후 8개월 만이다.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불확실성이 커진 데다 대선이 끝나고 미 정부가 새 경기부양책을 꺼낼 가능성이 거론되는 점 등이 약세 재료로 작용했다.

전일 국고채 3년물도 하루 새 3.6bp 올라 0.971%의 금리로 마감했다.

채권시장에서는 3년물 금리가 지속해서 상방 압력을 받아 1.0%까지 상승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이 나왔다.

3년물 금리가 1%를 깨고 올라 마감한 것은 지난 4월이 마지막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추가 약세 트리거로 미 대선 결과 발표가 지연되거나 미 상원을 민주당이 장악하는 경우 등을 지목했다.

다시 시작된 외국인의 국채선물 매도세도 현재 채권시장 약세의 주된 배경이자 향후 가격 하락의 방향성을 암시한다고 해석했다.

외국인은 전일까지 3거래일 연속으로 3년과 10년 국채선물 모두를 순매도했다. 해당 기간 3년 국채선물은 1만4천138계약, 10년은 1만2천933계약 팔았다.

특히 지난 상반기 두 차례의 기준금리 인하로 많은 이익을 거둔 국내 기관들이 적극적인 거래 의지를 보이지 않아 외국인 매매에 채권시장이 더 휘둘린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이다.

국고채 3년물 금리 1%는 현재 기준금리인 0.5%와 비교하면 50bp 차이가 난다.

이에 대해 시장 참가자들은 두 번 정도의 기준금리 인상분을 반영한 수준인 만큼 금리 상단으로 보고 '밀리면 산다'면서 대기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통화당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고 3년물 금리 1%가 고점이자 저가매수 타이밍이라고 분석했다.

A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올해는 상반기에 다들 많이 벌어놓은 만큼 베팅 의지가 약하다"며 "무주공산인 로컬 분위기 속에서 외국인 선물 매매에 시장 방향성이 결정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B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3년 금리 1%는 심리적 지지선이다. 상원까지 민주당이 장악한다면 1%도 넘어갈 수 있다"며 "레벨이 좋으니 저점매수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3년물 금리가 1%에서 지지되지 않고 상회할 수 있다고 예상해 '더 밀리면 산다'는 의견도 내놨다.

시장 참가자들은 통화당국이 국고채 단순매입에 나선다고 해도 10년물 위주로 이뤄지고 연내 계획상 한 번 남은 카드를 섣불리 쓰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면서 금리 수준이 저가매수에 들어가기에 매력적이라는 덴 동의하면서도 상단이 열렸다는 판단에 서둘러 매수하지 않고 다른 기관들의 움직임을 보고 결정하겠다고 전했다.

C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3년물 금리가 전고점 부근이고 기존 애널리스트들도 1%를 상단으로 봤었다"면서도 "외국인 선물 매도가 3영업일 동안 강하게 나와 더 약해질 수 있는 상황 같다"고 설명했다.

D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지난주만 해도 3년 금리 0.95%에 사겠다는 사람들이 많았는데 미 대선 불확실성 때문에 레벨에 대한 저항이 없어졌다"며 "결국 미 대선을 확인한 뒤에야 움직임이 나타날 것"이라고 내다봤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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