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시장 중요성 커진다"



(서울=연합인포맥스) 윤정원 기자 = 미중 갈등이 중국 알리바바의 핀테크 전문 금융 자회사인 앤트그룹 상장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에는 영향을 주지 않았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일 보도했다.

매체는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미국의 금융제재 위협이 가시화되고 있는데도 홍콩, 상하이 동시상장을 준비 중인 앤트그룹에 대한 투자 열풍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미국과 중국 간의 적대감이 고조되면서 중국 기업들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일부 애널리스트들이 우려 섞인 의견을 내놓은 바 있으나 실제로는 투자자들의 관심이 식지 않은 것이다.

중국기업이 해외에서 자금을 조달할 수 있을지에 대해 애널리스트들이 우려했던 이유 중 하나는 미국의 연기금 때문이었다.

지난 5월 미국 백악관은 대표적 공적연금인 연방공무원 저축계정(TSP)의 중국기업 투자 계획을 중단하라고 지시한 바 있다.

또 미국 국무부는 지난 8월 자국 대학이 보유 중인 중국 기업 주식 처분을 권고하기도 했다.

매체는 이러한 미국의 압박에도 미국의 연기금 지원을 받는 다수의 미국 사모펀드 회사들이 지난 2018년 앤트그룹에 투자한 바 있다고 말했다.

2018년 당시 최소 5억 달러씩 투자했던 실버레이크매니지먼트, 워버그 핀커스, 칼라일 그룹은 각각 앤트그룹 지분의 0.35%, 0.33%, 0.29%를 가지게 됐으며 현재도 투자 입장을 철회할 의도가 전혀 없어 보이는 상황이다.

SCMP는 또 애널리스트 사이에서 미국 정부의 대중 투자 억제 조치가 실현될지 여부에 대한 회의론도 고조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백악관이 중국 투자를 억제하려 해도 그 조치가 실제로 적용되지 못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일례로 미국 정부는 미국 애플과 구글 앱스토어에 중국 텐센트의 위챗을 다운로드하지 못하도록 하려고 했으나 미국 법원은 거듭 이에 제동을 걸고 있다.

엠퍼러시큐리티즈의 스탠리 챈 리서치 디렉터는 "미국 정부가 실제로 연기금의 중국 기업 투자를 규제할 능력이 있는지 불투명한 상황이다"고 말했다.

특히 홍콩 시장이 점점 커지면서 더 많은 글로벌 자금이 홍콩으로 유입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앤트그룹 홍콩증시 기업공개(IPO)의 경우 투자 수요가 강해 기관투자자 수요 예측조사 북 빌딩이 하루 일찍 종료되기도 했다.

SCMP는 홍콩시장이 중국 기업 입장에서 특히 더 매력적이라고 주장했다.

홍콩 시장에서는 홍콩 달러화로 자금을 조달하게 되는데 홍콩 달러화는 위안화로 자유롭게 환전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홍콩 페그제 덕분에 미국 달러로도 환율 걱정 없이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시장은 홍콩과 달리 중국 기업과 외국인 투자자 모두의 자본 흐름을 제한하는 엄격한 규제를 받고 있다.

마컴번스타인앤핀척의 드류 번스타인은 "수억 달러어치의 위안화를 조달하는 것과 중국 밖에서 수억 달러를 조달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면서 "특히 전 세계적인 인수 합병에 대한 야망 등이 있는 다국적 기업 입장에서는 더욱 그렇다"고 말했다.

이어 "앤트그룹처럼 동시 상장을 하는 경우 사실상 홍콩 시장은 보험에 가입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jwyo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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