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연합인포맥스) 최욱 최진우 임하람 기자 = 국회 기획재정위원회는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돌발 사의 표명 발언을 놓고 여야 사이에 뚜렷한 입장차리를 드러냈다.

일부 여당 의원들은 '정치적인 것'으로 규정하고 비판을 한 가운데, 야당 의원들은 '소신'으로 평가하면서 오히려 홍남기 부총리를 치켜세우기도 했다.

홍남기 부총리는 3일 국회 기재위에 출석해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으로 유지하는 데 대해 "반대의견을 제시했지만, 고위 당정청에서 더 큰 차원에서 논의했고 (결국) 10억원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는 "이와 같은 상황에서 2개월 동안 갑론을박이 전개된 것에 대해 책임 있는 자세가 필요하다 싶어 책임지고 사의 표명과 함께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부연했다.

기관장이 '사의 표명'과 같은 중대한 인사 문제를 거론한 것은 이례적이다.

이유는 당정이 대주주 요건 '10억원'을 두고 논쟁한 데 있다. 주식양도세 과세 대상인 대주주는 현재 종목당 10억원 보유에서 내년 3억원으로 조정될 예정인데, 이 경우 투자자의 이탈로 주식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왔다.

이에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홍남기 기재부 장관의 해임을 요청합니다'라는 글도 올라왔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대주주 요건을 10억원으로 유지해야 한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면서 고위 당정청에서 입장을 관철시켰다.

홍 부총리는 3억원으로 조정해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지만, 당의 압박에 결국 백기를 들었다. 홍 부총리의 사의는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나온 것이다.

홍남기 부총리로부터 돌발 사의표명 발언이 나온 뒤 오래지 않아 청와대는 홍남기 부총리의 사의를 즉각 반려했다는 뜻을 밝혔다. 홍남기 부총리가 사의를 피력했으나 문재인 대통령이 홍남기 부총리를 재신임했다는 의미다.

이를 두고 국회에서는 비판이 이어졌다.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대통령의 참모 역할로 보이는 게 아니라 기성 정치인의 정치적 행동으로 해석될 여지를 준다"며 "대단히 무책임하게 해석될 수 있다. 유감스럽다"고 평가했다.

기재위원장인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질문도 없는 상황에서 사의 표명을 스스로 밝혀 위원들이 애써 정책 질의와 예산 심의를 위축시켰다"며 "위원회 권위에 맞지 않는 행동을 한 것"이라고 주의를 줬다.

야당인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도 "사의를 표명하더라도 국회는 마치고 대외적으로 이야기를 해야 하는 거 아닌가"라며 "공개적으로 해버리면 '떠날 사람이네', 그리고 예산안 집행자가 달라진다. 진지한 답변이 되겠느냐"라고 일갈했다.

그러나 일부 야당 의원들은 홍남기 부총리의 발언을 높게 쳤다.

류성걸 국민의힘 의원은 "책임지는 자세가 보기가 좋다고 생각한다"면서 "국정감사 때부터 했던 소신 발언을 아주 높이 칭찬한다"고 극찬했다.

윤후덕 위원장이 '상임위를 위축시켰다'는 지적에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은 "전혀 위축받은 게 없다. 계속 소신 있게 부총리직을 수행하길 바란다"고 격려했다.

홍 부총리는 비판에 대해 정치적인 행동은 전혀 아니라며 "저한테는 정치라는 단어가 접목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아울러 홍 부총리는 "후임자가 올 때까지 물러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예산안이든, 정책이든, 부동산 대책이든, 최선을 다하는 게 공직자라고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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