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대선 결전의 날을 맞아 혼선 우려보다는 지출과 인플레이션에 치중하며 하락세를 보였다.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경신하며 장기 상승 추세를 나타내는 200일 이동평균선을 다시 상회했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3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3.1bp 오른 0.881%를 기록했다. 지난 6월 초 이후 5개월 만에 가장 높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8bp 상승한 0.166%에 거래됐다.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3.2bp 오른 1.655%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9.2bp에서 이날 71.5bp로 확대됐다. 스프레드는 장중 73bp에 육박하며 3월 중순 이후 가장 벌어졌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투자자들은 대선 민주당 승리, 대규모 재정 부양, 그에 따른 국채 공급 확대, 국채수익률 상승 테마로 돌아왔다.

투표 결과가 경합 양상이어서 즉시 승복할 만한 결정적인 결과가 알려지지 않을 경우 불확실성의 시기를 보낼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생각보다 뚜렷한 결과가 일찍 나올 수 있다는 기대도 맞섰다.

이 영향으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0.898%까지 뛰어올라 6월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고, 200일 이평선이 있는 0.84%를 웃돌았다. 2년과 3년, 5년, 7년 국채수익률 모두 수개월 만에 최고치를 동반 경신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를 모두 휩쓰는 '블루웨이브'를 통해 재정 적자를 확대하고 경제 성장을 촉진할 경우 또 다른 대규모 재정 지원책이 나올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장기물 국채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 달러 표시 투자등급 회사채에 투자하는 ETF 등 금리 상승에 취약한 자산이 압박을 받았다.

US 뱅크 웰스 매니지먼트의 빌 머즈 채권 리서치 대표는 "일부 트레이더들이 민주당의 싹쓸이에 포지션을 두고 있어 시장에 상당한 변동성이 가능하다"며 "싹쓸이 시나리오에서 더 큰 규모의 재정 패키지 기대가 있고, 이는 추가 국채 공급을 나타내며 재정지원 압박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전망 역시 높인다"고 진단했다.

EPFR 리서치의 카네론 브랜트 분석가는 "시장은 대체로 경제에 대해 좀 더 명확함을 가진 채 2021년을 시작할 것으로 기대하고, 일부는 코로나19가 강타했을 때 시장에서 빼냈던 자금을 투입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전문가들은 대선 이후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머즈 대표는 "연준은 장기 국채수익률이 너무 높게 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장기물로의 채권 매입 전환을 논의할 수 있어 10년 국채수익률이 레인지 장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빈의 토니 로드리게스 채권 전략 대표는 "수요일 발표될 재무부의 분기 리펀딩 세부사항 역시 주시하고 있다"며 "재무부는 전일 4분기에 6천170억 달러를 차입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발표했는데, 시장이 소화해야 할 많은 공급이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FHN 파이낸셜의 짐 보겔 금리 전략가는 "이번주 대형 이벤트에 대한 신뢰가 더 확실한 가격으로 확인되기까지 유동성은 소외되면서 전반적으로 금융시장에 보내는 국채시장의 신호는 신뢰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센 그룹의 데이비드 반센 분석가는 "국채수익률 강세론자들은 대선 이후 관대한 재정 부양에 베팅하지만, 약세론자들은 지연될 결과가 시장의 긴장을 높일 수 있다는 데 대비하고 있다"며 "변동성이 큰 한 주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케빈 기디스 최고 채권 전략가는 "이틀 동안이 알려지지 않은 것을 헤지하는 동시에 선거 후 기회를 엿보려는 시도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퍼스트센티어인베스터즈의 앤소니 오브라이언 전략가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승리하고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하면 2조 달러 부양책 패키지가 2021년 경제를 지지하겠지만, 바이든이 대통령은 되지만 의회는 분열된다면 부양책 규모가 더 작아 5천억 달러까지 줄어들 수 있다"며 "첫 번째 시나리오라면 10년물 국채수익률은 0.9%까지 오르고, 두 번째 시나리오에서는 0.6%까지 내려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대선 이후 국채시장이 끔찍한 발작을 겪을 수 있다며 금리 쇼크에 대비하라는 조언도 나왔다.

시포트 글로벌 증권의 톰 디 갈로마 국채 트레이딩 매니징 디렉터는 "누가 당선되든 결과에 따라 국채수익률이 더 높아지는 금리 쇼크를 예상한다"고 강조했다.

BMO 캐피털 마켓의 이안 린젠 미 금리 전략 대표는 "결정적인 선거 결과를 둘러싼 명확함 정도에 따라 급격한 국채 매도의 조건이 형성될 것"이라며 "개표 과정이 순탄하고 신속한 것으로 판명될 경우 10년물 국채수익률은 단기간에 주요 1% 선을 깰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그러나 결과가 수요일 아침에도 흐릿하다면 위험 자산은 빠르게 이번주 상승분을 반납하고, 채권과 다른 안전 피난처 자산이 오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JP모건 에셋 매니지먼트의 시머스 맥 고랭 글로벌 금리 대표는 "바이든의 승리는 더 강력한 성장, 더 높은 인플레이션을 얻을 수 있는 더 많은 재정 부양책을 의미할 수 있다"며 "이는 경제 성장률이 더 높은 시기에 상대적으로 부진한 미 국채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고, 민주당이 압승을 거둘 경우 10년물 국채수익률은 1%나 그 이상으로 높아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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