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김용갑 기자 = 국내 보험업계가 미국 대통령 선거 결과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공화당)과 조 바이든 후보(민주당)가 맞붙는 대선에서 누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미 크레디트 채권 금리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는 미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지방채 투자가 나쁘지 않다고 진단했다.

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말 생명보험사 운용자산은 747조6천845억원을 기록했다.

이 중에서 외화채권 보유금액은 98조1천311억원이다. 보험사별로 한화생명 23조414억원, 교보생명 18조5천869억원, 삼성생명 16조3천550억원, 농협생명 12조2천973억원 등이다.

생보사가 외화채권에 100조원 가까이 투자하고 있어 미 대선 결과에 촉각을 기울였다.

어느 후보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산업별 영향과 미 크레디트 채권 스프레드가 달라지기 때문이다.

먼저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면 투자등급(IG) 채권 스프레드는 확대되고 투기등급(HY) 채권 스프레드는 축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바이든의 경기부양책은 IG 채권 스프레드 축소 재료다. 그러나 법인세 인상과 감세 혜택 축소가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블루 웨이브(민주당 상징인 파란 물결)가 나타나면 증세 논의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물론 법인세 인상이 당장 기업 신용등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하지만 유효세율 상승이 수익성과 현금흐름 악화로 이어져 IG 채권 스프레드가 벌어질 가능성이 있다.

반면 HY 채권 스프레드는 축소될 것으로 전망된다. 법인세 인상 영향은 제한되나 부양책 기대감이 HY 채권 투자 수요 확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되면 IG 채권과 HY 채권 스프레드가 모두 좁혀질 것으로 보인다. 법인세 인상 가능성이 사라지고 부양책 기대감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상원과 하원 구성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정책 집행에 차이가 있겠으나 부양책 규모가 더 적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미국채 금리 상승 폭이 제한될 수 있다.

마지막으로 바이든 후보가 당선되고 트럼프 대통령이 불복하면 IG 채권과 HY 채권 스프레드 모두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부양책 지연 가능성과 정치적 불확실성에 따른 안전자산 선호로 미 국채 금리 하락 압력이 높아지면서 IG 채권과 HY 채권 스프레드가 확대된다는 얘기다.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의 회사채 매입 등 지원책이 지속되고 있고 연장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스프레드 확대 폭은 제한될 것으로 추정된다.

A급 이상 우량물 채권 금리는 국채 금리와 함께 하락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반면 투자등급 BBB급과 하이일드 채권 스프레드는 급격히 확대될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부양책 실망감과 겨울철 코로나19 재확산 여파가 겹친 결과다.

전문가는 미 대선 결과에 상관없이 보험사 등 기관투자자가 지방채에 투자하는 게 나쁘지 않다고 판단했다.

손은정 KB증권 애널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과 바이든 후보 모두 대선 공약으로 인프라 투자 확대를 내세웠다"며 "인프라 투자 확대로 지방채 발행이 증가하면 동일 등급 대비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채 듀레이션도 긴 편"이라며 "보험사가 투자하기 나쁘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회간접자본 위주의 인프라 투자 ▲10년간 1조 달러 투자 ▲교통, 수도, 전력 등 노후화된 인프라 개선 등을 공약했다.

바이든 후보는 ▲친환경 인프라 구축 ▲4년간 2조 달러 투자 등을 내걸었다.

ygkim@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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