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한종화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현지 경합주의 개표 향방과 상·하원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 등 여러 요인에 의해 갈수록 심화하고 있다.

채권시장 참가자들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결과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는 조건 하의 블루웨이브가 나타나는 경우에만 금리의 방향성이 확실하고, 그 밖의 경우는 단기적인 혼란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내다봤다.

4일 미국 선거전문매체 파이브서티에잇(538)과 하나금융투자 분석 등에 따르면 채권시장 참가자들이 우선 살필 수 있는 대선 풍향계는 경합주의 선거 결과다.

대통령 후보자는 당선을 위해 선거인단의 538표 중에 과반인 270표 이상을 확보해야 한다.

과반을 획득하기 위해서는 경합주에서 승리하는 것이 핵심이다. 경합주는 펜실베이니아와 애리조나, 플로리다, 노스캐롤라이나, 조지아, 오하이오, 아이오와, 텍사스, 위스콘신, 미시간 등으로, 이들 경합주의 총 선거인단 수는 181명이다.

경합주를 제외하고 조 바이든 후보가 이길 것으로 전망되는 주의 선거인단 수는 232명으로, 바이든은 경합주에서 52표 이상을 득표하면 당선 가능성이 크다.

반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선거인단은 125명이고, 트럼프 대통령은 경합주에서 145표 이상을 가져와야 한다.

초반 몇 곳의 경합주에서 바이든 후보가 승리한 것으로 나오면 선거 결과의 윤곽이 빠르게 잡힐 수 있다는 얘기다.

이미선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조지아,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펜실베이니아, 플로리다 주는 미 동부기준 3일 오후8시(한국시간 4일 오전 10시)에 투표가 종료되는데 현장 투표 결과 바이든이 큰 표차로 모두 승리할 경우 사실상 대선 결과는 민주당의 승리로 여겨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채권시장은 단순한 투표 결과만이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불복 가능성과 상원·하원 선거까지 고려해야 해서 장세 예측이 어렵다.

바이든 후보자의 당선과 민주당의 상·하원 석권을 의미하는 '블루웨이브' 상황도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결과에 불복하지 않는다는 조건이 필요하다. 이 조건이 만족될 경우에는 미국 민주당의 재정확장 정책 영향에 채권 금리는 상승 방향으로 예상된다.

다만 나머지 상황, 즉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 ▲트럼프 대통령의 대선 결과 불복 ▲공화당의 상원 승리 등 경우에 대해서는 시장참가자들의 의견이 양방향 변동성 확대나 채권 강세로 갈리는 분위기다.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트럼프가 승리하거나 공화당의 상원 승리와 같은 상황이 나타나면 변동성만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반면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개표시 표 차이가 많이 나지 않으면 트럼프가 불복할 가능성도 있고, 그렇게 되면 안전 자산 선호가 나타날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의견으로는 트럼프의 불복이 극단적인 안전자산 선호로 이어지고, 이는 우리나라 채권에 대한 외국인의 매도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다른 증권사의 한 채권 딜러는 "트럼프의 불복이 가장 우려스럽고, 변동성은 당연히 커질 것"이라며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독일 국채만 견조했던 점을 고려하면 우리나라 채권이 약세를 보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잠시 혼란이 나타나더라도 2~3개월 내 대선 이슈가 해결될 것이며 결국 재정정책 영향에 금리는 상승 방향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윤여삼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트럼프의 불복으로 위험 기피 심리가 강해지고 금리는 급락할 가능성을 당연히 열어둬야 하지만 이는 익히 노출된 재료"라며 "미국에 일시적 혼란은 있겠지만 한 분기 이상 대통령 자리를 공석으로 두고 문제를 장기화시킬 가능성은 작다"고 말했다.

그는 "대선 직후 안전 선호 현상은 단기 트레이딩 이상의 의미를 갖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jhh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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