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초대형 불확실성 재료인 미국 대통령 선거를 두고 국내 채권시장의 대응이 지난 2016년 대비 진일보했다는 평가가 조심스레 제기된다.

선거 결과와 시장 흐름을 두고 봐야 하지만, 당선자 성향과 이에 따른 시장 영향을 선반영했다는 점에서 과거보다 나아졌다는 이야기다.

4일 채권시장에 따르면 미국 대선 개표는 이르면 이날 오후 윤곽을 드러낼 전망이다. 다만 우편을 통한 사전 투표가 많았던 점을 고려하면 당선자를 가리는 데 상당 시간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지난 2016년 미국 대선의 경우 당선자 윤곽이 한국시간으로 11월 9일 오전 11시30분경 드러났다.

오전까지만 해도 힐러리 당선 전망이 대부분이었으나, 트럼프 대통령이 선전하면서 예상을 깨는 결과가 나왔다.

트럼프 당선이 유력해지자, 아시아 시장에서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약 12bp가량 급락했다. 이에 우리나라 10년 국채선물도 원 빅 넘게 급등했다.

당시 점심 식사 중이던 시장 참가자들은 급하게 회사로 뛰어 들어와 돌출 변수에 대응해야 했다.

그러나 급락하던 시장금리는 바로 다음 날 방향을 반대로 틀었다. 국고채 10년 금리는 2016년 11월 10일 하루에 무려 14.8bp 급등해 1.819%를 나타냈다. 10년 국채선물의 하락 폭도 199틱에 달했다.

이후에도 기조적인 상승세가 이어져 2016년 12월 국고채 10년 금리는 2.258%까지 치솟았다.

트럼프 대통령 당선에 따른 영향을 글로벌 금융시장과 국내 채권시장이 완전 반대로 판단한 셈이다. 당시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될 경우 미국 정책의 불확실성을 높여 위험 회피 현상을 촉진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대부분이었다.

이에 비하면 현재 상황은 긍정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누가 당선될지 불확실성은 여전하지만, 당선자가 확정될 경우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상당 수준 분석이 이뤄졌다는 점에서다.

자산운용사의 한 채권운용 본부장은 "2016년 당시에는 결과도 몰랐지만, 결과에 따른 영향도 거꾸로 생각하고 있었다"며 "당시와 비교하면 지금은 당선 이후 방향에 대한 분석은 이뤄져 있어서 긍정적이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일부에서는 바이든 전 부통령의 당선 후 시장이 예상과 다르게 흘러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다른 증권사의 채권 딜러는 "바이든 정책도 잘 보면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록다운(봉쇄) 가능성과 법인세 인상 등 롱 재료로 볼 요인이 꽤 있다"며 "채권시장이 제일 두려운 확대재정 우려만 과도하게 반영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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