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이민재 기자 = 미국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선제적으로 포지션 정리에 들어간 가운데 불확실성이 제거되면서 채권시장이 급하게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4일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3600)에 따르면 전일 국내 기관은 10년 국채선물을 6천230계약 순매도했다.

증권사가 4천952계약으로 가장 많이 팔았고 은행 787계약, 투신 310계약 등 대부분 기관이 숏(매도) 포지션을 잡았다.

미 대선을 앞두고 얼마나 변동성이 커질지 가늠하기 어려운 만큼 관망세에 들어간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투표 결과 불복 등 변수가 있기 때문에 대선 결과가 완전히 나온 이후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방침이다.

시장 참가자들은 어느 후보자가 당선되더라도 채권 금리가 상승 압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미 대선 이후 대규모 재정 부양책을 사용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앞서 미 대선이 있었던 지난 2016년 11월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선거 후 열흘 새 36bp가량 치솟은 바 있다.

비슷한 시기 국고채 3년물 금리는 20bp 수준 올라 11월 하순께 1.811%까지 급등했다.

당시 채권시장 약세가 12월 들어 조정되면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2.270%에서 연말 2.074%로,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연말 1.638%까지 내렸다.

이달 2일 기준으로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8개월 만에 1.6%를 상향 돌파해 마감했고 전일 0.5bp 추가로 올라 1.607%로 장을 마쳤다.

시장 참가자들은 이번 미 대선의 변동성이 직전 선거보다 더 클 수 있다고 보고 기관들이 어느 순간 롱(매수) 포지션으로 선회하면 급강세장을 연출할 것으로 점쳤다.

채권 가격이 급등하면서 비경쟁인수 옵션 매력이 커져 옵션 행사가 몰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현재 국고채 10년물 금리는 지표물 20-4호 등가격(ATMㆍ옵션 행사가격=시장가격)인 1.500%와 차기 지표물 20-9호 ATM인 1.535%를 웃도는 상태다.

시장 참가자들은 옵션 행사가 많아지면 공급 부담이 커지는 데다 국고채 입찰 등 영향으로 물량 부담이 여전하다고 판단해 추가 강세는 제한될 것으로 전망했다.

증권사의 한 채권 운용역은 "최근 선물 흐름이나 입찰 때 밀리는 강도 등을 보면 기관들이 포지션을 줄이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금리가 박스권 상단까지 올라 있어 급하게 강세로 돌 수 있다. 그러나 입찰이 여전히 많이 있고 장이 강해진다면 옵션이 쏟아져서 강세는 제한적이다"고 설명했다.

mjl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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