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배수연 특파원 = 달러화 가치가 미국 대통령 선거 개표가 박빙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전날 수준을 중심으로 소폭의 약세를 보였다. 확실한 승자가 나오지 않은 탓에 관망세가 짙었지만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일부 반영한 결과로 풀이됐다.

연합인포맥스(화면번호 6411)에 따르면 4일 오후 4시 현재(이하 미국 동부시각) 뉴욕 외환시장에서 달러화는 104.510엔을 기록, 전장 뉴욕 후장 가격인 104.550엔보다 0.040엔(0.07%) 하락했다.

유로화는 유로당 1.17154달러에 움직여, 전장 가격인 1.17009달러보다 0.00145달러(0.12%) 상승했다.

유로는 엔에 유로당 122.44엔을 기록, 전장 122.37엔보다 0.07엔(0.06%) 올랐다.

주요 6개 통화에 대한 달러 가치를 반영하는 달러 인덱스는 전장 수준보다 0.06% 하락한 93.477을 기록했다.

이날 달러화의 흐름은 극적인 미 대선 개표과정만큼이나 역동적이었다.

아시아 시장에서는 달러화가 위안화와 호주 달러화 등에 대해 강세를 보였다. 투자자들이 베팅했던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의 낙승이 어려워지고 경합 양상을 보이는 것으로 판명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플로리다, 오하이오, 텍사스 등 핵심 경합주에서 승리하면서 명확한 결과가 조기에 나올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를 꺾어버렸다.

이후 아직 개표하지 않은 우편 투표 등을 반영하면서 달러화는 강세폭을 반납하고 다시 약세로 돌아섰다.

바이든의 승리는 그동안 달러화 약세 요인으로 풀이됐다. 대선 이후 대규모 재정부양책이 실시되고 무역 긴장도 완화될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선거가 경합 양상을 보이면서 경쟁선거(contested election:낙선자가 이의를 제기하는 선거)로 치달을 위험도 증폭된 것으로 관측됐다. 경쟁선거 양상은 지루한 법정 공방으로 이어져 투자자들의 안전자산 선호를 자극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측은 벌써 일부 주의 개표에 의혹을 제기하는 등 선거 불복을 위한 후속 작업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측은 경합주인 위스콘신주에 대한 재검표를 요구했고 미시간주와 팬실베이니아주에 대해서는 개표 중단 소송을 제기할 계획이다.

3월 이후 최고치까지 치솟았던 유로-달러와 달러-엔의 변동성 지수는 하락했다. 시장 참가자들은 투자자들이 아직 새로운 거래에 나서지 않은 가운데 정보가 충분하지 않은 데 따른 현상이라고 풀이했다.

오안다의 수석 시장 분석가인 에드워드 모야는 "결과가 어떻게 나올 것이라고 말도 꺼내지 못할 정도로 어렵다"면서 "하지만 의회는 분리될 것 같다"고 진단했다.

그는 "이 결과가 나올 개연성은 연준이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이유를 제공할 수 있다"면서 "달러화 하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UBS의 외환 전략 헤드인 조나단 데이비스는 "지금까지 큰 리스크 오프 움직임을 보지 못했기 때문에 일이 어떻게 전개될지에 대한 시범 사례 정도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화가 빠져나갈 것이라는 징후가 많아져도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엄청난 환율 변동성과 달러 강세로 이어질 것이라는 의미는 아니다"고 덧붙였다.

아젠텍스의 외환 딜러인 존 골디는 "결과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시장은 관망 모드로 돌아섰다"며 "고객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어느 쪽으로든 더 큰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고 전했다.

미즈호의 외환 세일즈 헤드인 닐 존스는 "시장이 기대했던 '블루스윕' 전망은 실현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피델리티 인터내셔널의 매크로 겸 전략 배분 헤드인 살만 아흐메드는 "달러화가 선거에 접어들면서 압박을 받았고 이제 그게 청산되는 것을 지켜보고 있다"고 풀이했다.

n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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