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송하린 기자 = 지방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잠재 부실채권 급증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있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개 지방은행의 올해 3분기 요주의여신은 1조5천75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8% 늘었다.

코로나19 직격타를 맞은 2분기보다도 12.3% 증가한 수치다.





요주의여신은 총여신 중에서 1~3개월가량 연체된 채권을 말한다. 부실채권으로 분류되는 고정이하여신(NPL) 전 단계로 금융기관의 리스크를 가늠하는 지표다.

코로나19 이후 정부에서 내년 3월까지 대출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조치를 하면서 당장 보이는 부실채권은 줄었지만, 잠재 부실채권은 급증하고 있다.

대구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7%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09%포인트(p) 줄며 자산건전성 지표가 좋아졌다. 다만, 속을 들여다보면 상황이 조금 달라진다. 대구은행의 요주의여신은 5천13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0% 늘었다. 전분기보다도 30.7% 늘며 잠재 리스크가 점점 커지는 모양새다.

경남은행도 고정이하여신비율은 0.92%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31%포인트 감소했다. 하지만 요주의여신은 2천560억원으로 같은 기간 13.1% 늘었다. 부산은행은 고정이하여신비율이 지난해 동기보다 0.09%포인트 줄어든 0.80%로 집계됐다. 올해 3분기 요주의여신은 4천503억원으로 26.5% 줄었는데, 지난 분기보다는 16% 증가하면서 잠재 리스크가 증가하는 모습이다.

전북은행은 올해 3분기 고정이하여신비율이 0.64%로 지난해 동기와 같은 수준을 보였는데, 요주의여신은 2천648억원으로 34.5% 늘었다.

그나마 지방은행 중에서는 광주은행만 고정이하여신비율도 0.41%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8%포인트 내렸고, 요주의여신도 910억원으로 20.4% 감소했다.

문제는 내년 3월 만기연장 조치가 종료되면서 정상으로 분류되던 대출까지 요주의여신으로 분류될 경우다. 지방은행은 코로나19 취약·위험업종 여신비중이 34.8%로 시중은행(31.7%)보다 익스포저가 상대적으로 높다.

대구은행은 올해 3분기 총여신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 늘렸다. 지난해에는 전년 동기 대비 총여신이 6.9%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올해 코로나19 금융지원으로 대출 규모가 두 배가량 증가했다. 요주의여신까지 안정세를 보였던 광주은행도 총여신 규모가 올해 3분기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5.4% 증가했다. 지난해에는 전년 동기보다 총여신이 오히려 감소했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내년 3월 만기연장·이자상환 유예조치로 이연된 리스크를 점진적으로 소화시키는 방법 등의 대비가 필요하다"면서 "해당 조치를 더 연장한다고 해서 해결되는 문제는 아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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