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노현우 기자 = 미국 선거에서 민주당이 상원과 하원, 대통령을 싹쓸이하는 '블루스윕'이 사실상 무산되자 서울 채권시장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선거 이후 부양책까지 소화한 후 채권 매수를 계획하던 일부 시장 참가자들은 전략 재검토에 들어갔다.

5일 폭스뉴스에 따르면 현재 공화당이 확보한 상원 의석수는 48석으로, 민주당보다 1석이 많다. 주요 외신은 모두 공화당이 상원에서 다수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하고 있다.

공화당이 상원을 수성하면서 부양책 타결에 시간이 걸리고, 일방적 대규모 부양책은 어려워졌다는 평가에 힘이 실린다. 서울 채권시장이 민감하게 반영했던 부양책 부담을 일부 되돌리면서 금리가 내릴 여지가 생긴 것이다.

이에 따라 미국 부양책 이후 금리 안정기에 채권 매수를 계획하던 시장 참가자들의 계획도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통상 증권사 등 기관은 연말에 내년 포석으로 채권을 매수하는데, 예기치 않은 롱재료에 매수 시점을 앞당기는 것도 괜찮다는 인식이 강해졌다.

A 증권사의 채권 운용역은 "블루스윕 무산은 단기적인 롱재료"라며 "내년 초에 얻을 금리하락에 따른 자본이익을 미리 당겨서 거두는 셈이다"고 평가했다.

그는 "블루스윕이었다면 부양책까지 소화하고선 금리가 급등한 후 연말 또는 내년 초부터 금리가 점차 내렸을 것이다"며 "다만 선거 결과가 예상을 깨면서 롱이 먼저 오고 숏이 나중에 오는 상황이 펼쳐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B 증권사의 채권운용본부장은 "미국 대선이 끝난 후에 내년 포석으로 사려던 기관들이 좀 있었다"며 "블루웨이브 무산까지 겹쳐 이러한 움직임에 더욱 유리한 환경이 조성됐다"고 말했다.

그는 "금리가 올랐고, 캐리도 나오는 것을 고려하면 '사자' 우위 흐름이 나타날 것이다"며 "다만 장기 구간은 연말 발행 우려 등이 남아 있어 조심스럽다"고 설명했다.

C 증권사의 채권 운용팀장은 "연말 은행채 관련 수급 악재 정도 빼면 대부분 수급 재료가 이미 소화된 상태"라며 "내년 포석 매수가 앞당겨질 가능성도 충분히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5년 이상 구간이야 남은 두 달 변동성이 있겠지만, 그 밑은 편하게 살 환경이 되지 않았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hwro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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