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



(서울=연합인포맥스) 정선영 기자 = "달러-원 환율이 5~10% 빠질 때 주식은 30% 이상 오르기도 합니다. 여전히 국내 가계의 98% 이상이 원화 자산이므로 자산의 통화를 달러, 위안화 등 해외 통화로 분산할 필요가 있습니다"

서철수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지난달 29일 연합인포맥스와의 인터뷰에서 "환율이 1,050원 정도로 빠졌다면 장기적으로는 오를 수도 있고, 오르지 않더라도 기축통화는 갖고 있을 만하다"며 "모든 자산을 원화로 가진 건 좋은 자산관리 방법이 아니다"고 말했다.

초저금리가 지속되면서 예금의 자산가치가 낮아지고 있어, 예금을 오래 하면 할수록 손실을 보는 상황에 직면했다고 그는 지적했다.

서 센터장은 "10년 전만 해도 10억원 투자하면 3천만원 이상 나왔지만 지금은 3천만원 수익을 내려면 금리가 1%라 할 때 단순 계산해 30억원이 있어야 한다"며 "그만큼 구축해야 할 자산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노후를 대비하려면 가만히 있을 게 아니라 부지런히 자산을 축적해 나가야 한다고 서 센터장은 강조했다.

장기적으로 우량 자산을 구축해야 하는 과정에서 달러-원 환율의 등락이나 단기적인 증시의 출렁임은 오히려 매입 단가를 낮추는 기회라는 이야기다.

서철수 센터장은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와 KDI국제정책대학원 자산운용 석사를 마친 후 2000년에 LG투자증권 리서치센터 경제 및 채권분석 애널리스트, 2005년부터 KDB대우증권 리서치센터 채권분석 애널리스트, 트레이딩부분 채권운용본부 운용전략팀 부서장을 맡았다. 2014년부터 2016년에는 KDB금융대학교 채권투자론 교수를 하기도 했다.

2017년에 미래에셋대우로 자리를 옮겨 투자전략부문 글로벌 자산배분본부 본부장을 거쳐 2019년 11월부터 리서치센터를 이끌고 있다.

다음은 서철수 리서치센터장과의 일문일답.

-최근 서학개미가 이익만 보고 있지는 않다.

▲전체적으로 보면 수익률이 괜찮다. 저희가 추천해 드린 상당수 종목, 혁신을 주도하는 성장기업이 특히 아주 좋은 성과를 내 뿌듯하게 보고 있다. 시장이 항상 좋을 수는 없고, 변동성이 있기 마련. 변동성을 관리하고 어떤 관점에서 보고 견뎌낼 수 있을 것인가가 중요하다. 투자를 단기적으로 할 게 아니라 노후를 위해 장기 투자해야 한다.

지금은 예금이 자산으로서의 가치 역할을 못 하고 있다. 스스로 자산을 구축, 관리해가야 한다. 단기적인 출렁임은 마음 아파할 게 아니라 평균 매입 단가를 낮춰갈 수 있어야 한다.

-원화 강세 기조에 따른 환차손 우려도 커진다.

▲환율은 신도 예측하기 어렵다. 다행스러운 일은 원화 강세, 달러 가치가 떨어질 때 글로벌 주식은 좋은 경향이 있다. 환율이 5~10% 빠질 때 주식은 30% 이상 오르기도 한다. 여전히 국내 가계 해외투자 비중은 작다. 98% 이상이 원화 자산이므로 자산의 통화를 달러, 위안화 등 해외 통화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 환율이 1,050원 정도로 빠졌다면 장기적으로는 오를 수도 있고, 오르지 않더라도 기축통화는 갖고 있을 만하다. 모든 자산을 원화로 가진 건 좋은 자산관리 방법이 아니다.

-해외 채권 투자는 힘들다.

▲개인도 할 수 있다. 증권회사에 오면 다 해드린다. 사실은 지금은 채권투자를 추천하지 않는다. 5년 전 들어간 분은 괜찮다. 예전에 30년물은 5~6%대였다. 그때는 상당히 괜찮았다. 지금은 10년물 0.7~0.8%다. 너무 낮다. 물가는 보통 약 2%라고 보면 채권이 주는 금리는 연간 0.7~0.8%. 매년 손해가 나는 것이다.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라는 이야기다.

기관투자자에도 큰 문제다. 연기금은 30년, 50년 등 장기채를 많이 산다. 심지어 영구채도 있다. 만기가 긴 채권을 사는데 그 차이가 30년 동안 쌓이는 것이다. 물가보다 낮은 금리가 30년 쌓이면 차이가 엄청나게 된다. 구매력을 보전 못 한다. 그래서 연기금도 채권을 주식이나 다른 자산으로 포트폴리오로 바꾸는 큰 숙제를 하고 있다. 흔히 이야기하는 머니무브다. 이는 금융위기 이후 금리를 계속 떨어뜨려 왔고, 팬데믹 이후 금리가 더 떨어졌는데 이것이 몰고 올 수 있는 큰 변화다. 예금금리가 1%도 안 되기에 내 돈의 가치는 내가 지켜야 하는, 만들어 내야 하는 압박이 커지는 것이다.

-올해 증시가 코로나19로 바닥치고 올라왔다. 지금 매수해도 되나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우리는 장기적으로 우량 자산을 구축해나가야 하는 세상이 됐다. 지금은 예금이 어렵고, 손해보는 자산이 됐다는 점에서 출발한다. 단기적 교란인지 봐야 한다. 미국 대선 이슈, 코로나19 이슈 등 제한된 시기 내에서 교란이라는 믿음이 있다면 글로벌 우량 자산을 쫓아가는 게 장기적 관점에서 맞다.

-우량자산이면 평소 많이 듣는 주식인가.

▲우량자산은 핵심 경쟁력이 있는 회사, 경쟁력에 남들이 끼어들지 못해 장기적으로 계속 좋은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회사를 말한다. 이런 회사들은 성장 섹터에서 핵심 경쟁력을 갖고 다른 기업들이 넘보지 못하는 경제적 해자를 통해 이익을 계속 해나간다.

-개인적으로 관심 있는 변화의 분야는 어떤 것인가.

▲코로나19를 지나면서 건강하고, 즐겁게 산다는 것에 대한 욕구가 확인된 것 같다. 건강은 바이오, 헬스케어, 환경 등이 중요해졌다. '집콕' 하면서도 뭔가 재미있는 것을 해야 한다. 유희의 인간은 반드시 이런 걸 찾게 된다.

사람들이 집에 혼자있는 게 아니라 디지털을 활용해 같이 뭔가를 하는 것. 그래서 요즘 주목하는 게 게임 산업이다. 옛날에 보던 게임이 아니라 하나의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메타버스(Metaverse)로의 진화. 의역하면 가상 세계를 의미한다. 아바타 등으로 가상 세계에서 살아가는 것이다. (부캐를 만드는 것인가) 상당수의 게임이 지금도 하고 있다. 게임 안에서 여러 가지를 한다. 지금은 광고 정도만 보지만 앞으로는 게임 안에서 아마존에서 물건을 사기도 하고, 예약도 하고, 원격진료도 본다. 아바타 등을 통해 가상세계에서 생활할 수 있는 세상이 올 수도 있다.

-게임 좀 하십니까

▲아이들이 하도 많이 해서 그걸로 만족한다.

-미국 대선 관련 시나리오별 전망은

▲두 가지로 지금의 구도가 유지되느냐, 변화가 오느냐로 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정책을 유지할 경우, 변화는 바이든이 되고, 상원도 민주당이 이길 경우다. 제일 중요한 게 통화정책인데 안 바뀔 거다. 그다음에 중요한 것은 재정정책인데 얼마나 크게 쓸까가 중요. 무역 대외 정책도 중요한데 미국이 중국 견제하는 국면은 달라지지 않을 것. 변화가 생긴다면 중국, 이머징 시장이 좋을 수 있다. 과거의 데이터를 보면 정권이 바뀌어도 주식시장 수익률은 큰 차이가 없었다. 결국은 경기, 어닝 사이클이 중요하다.

-현시점에서는 내년 전망은

▲경기 사이클은 내년도에도 확장 국면을 이어갈 것으로 본다. 올해 3~4월에서 올라온 속도보다는 더디겠지만 확장국면은 맞는다고 본다. 중요한 포인트는 주가가 경기의 함수는 아니다. 기업 어닝의 함수. 전국 모든 기업이 아니라 S&P500는 500개, 나스닥 100개 기업의 개수만 반영되는 것이다. 전체기업이 600만 개라고 보면 그중에 이만큼만 주식거래하고 있는 것이다. 주가는 이 모든 경제의 반영이라기보다 이 기업들의 어닝이라고 본다. 다만, 양극화가 진행되면서 잘나가는 기업은 잘 나가는 것이다.

-내년에도 잘나간다는 말인가

▲그렇다. 올해 경기는 어려웠지만 언택트 기업은 오히려 수혜를 봤다. 주가가 뭐의 함수인지 좀 더 뚜렷하게 봐야 한다. 맨 위에 있는 기업의 실적이 어떨지 봐야 한다. (국내 기업도 내년에 괜찮지 않나) 국내기업은 내년에 약 30% 정도 어닝이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올해 워낙 나빴기 때문에 기저효과가 상당히 크다. 그걸 고려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좋아지는 국면은 맞다.

-연말 들어가면서 코스피 2,300선인데 내년 전망이 나왔나

▲글로벌 흐름과 방향은 유사할 것으로 본다. 내년은 한국도, 미국, 중국도 어닝이 좋아지는 것으로 보고 있는데 문제는 이게 컨센서스라는 점이다. 시장이 이미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는 뜻. 그 말은 이미 현재 가격에 녹아있는 것. 예상보다 실적이 잘나와줘야 주가가 오를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지금 시장이 기대하는 것은 블루웨이브, 민주당이 석권하고 경제를 부스트하는 것인데 그렇게 안될 가능성도 있다. 민주당이 증세할 가능성은 충분히 반영돼 있지 않다. 세금을 올린다면 대략 절반 정도는 깎일 위험성이 있다. 다른 게 동일하다면 기업 주가도 5% 정도 깎일 수 있는 요인이다.

-투자 철학은

▲리서치 복귀한 지 1년이 채 안 됐고, 거의 10년은 운용 쪽에 있었다. 투자 철학은 조심스럽다. 다만, 기업을 볼 때 핵심 경쟁력을 봐야 한다고 말씀드린다. 장기적 관점에서 보는 경쟁력만 기억해도 크게 위험할 일은 없을 것이다. 이런 기업은 차곡차곡 쌓아두면 노후에 도움이 될 것이다.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가 새롭게 관심을 두는 부분은

▲리서치 효율성을 높이고 글로벌 리소스를 배분하면서 키우고 있다. 직원 모두 약 60명 정도. 최근 몇년간 글로벌 쪽으로 집중하고 있다. 국내 가계 중 99% 이상이 국내 자산에 쏠려있다. 모든 자산이 한쪽에 쏠려있다 잘못되면 안되지 않나. 해외로 나가면 좋은 자산이 많은데 꼭 국내에만 투자할 필요는 없다.









https://youtu.be/fY9dB5ExyJo

syjung@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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