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연합인포맥스) 곽세연 특파원 = 미국 국채 가격은 대선 3일째 개표작업이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대로 정책을 동결해 혼조세를 보였다.

마켓워치·다우존스-트레이드웹에 따르면 5일 오후 3시(이하 동부시각)께 뉴욕 채권시장에서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전 거래일보다 0.7bp 오른 0.775%를 기록했다. 장중 0.718%로 10월 중순 이후 저점을 경신하기도 했다.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수익률은 전날보다 0.6bp 상승한 0.149%에 거래됐다.

반면 국채 30년물 수익률은 전장보다 0.3bp 하락한 1.545%를 나타냈다.

10년물과 2년물 격차는 전장 62.5bp에서 이날 62.6bp로 소폭 확대됐다.

국채수익률과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블루웨이브' 가능성이 사라졌다는 관측 속에서 전일 미 국채시장이 큰 폭 상승했던 만큼 이날 이런 결과가 더 뚜렷해졌는데도 추가로 상승하지 못했다. 일부 경합주에서 개표가 아직 완료되지 않아 승자가 누구인지 여전히 확정되지 않은 데다, 연준도 정책을 동결해 시장은 방향성을 모색했다.

연준은 1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도 완화적인 기조를 이어갔다. 기준금리는 동결했고, 자산매입 규모도 현 수준을 유지키로 했다. 지난번에 바꾼 포워드 가이던스에도 거의 변화를 주지 않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경제 앞길이 매우 불확실하다는 기존의 견해를 이어갔다.

대선에서는 조 바이든 민주당 대선 후보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것으로 평가된다. 4개 경합주 개표 결과가 남았지만, 1곳만 잡아도 승리할 수 있다.

민주당이 백악관과 의회 양원 모두를 석권하는 블루웨이브에 베팅했던 미 국채시장은 전일 포지션을 빠르게 되돌렸다. 상원은 공화당이 수성할 것으로 보여 분열된 의회가 불가피해지자 전일 10년과 30년 국채수익률은 모두 10bp 이상 급락했다. 분열된 정부가 나오면 민주당이 바랐던 대규모 재정 부양책보다는 소규모 부양책 가능성이 커진다.

민주당이 압승하면 더 큰 규모의 부양책을 내놓고,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기대가 높아져 미 국채시장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당초보다는 충격이 덜 클 것이라는 기대가 생겨났다.

미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하루 확진자수는 10만 명을 다시 넘어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주간 실업보험청구자수는 70만 명대 중반에서 정체됐다.

대선과 FOMC라는 빅 이벤트가 지나간 만큼 시장은 고용보고서 등 다시 경제지표에 집중할 것으로 전망된다.

TD 증권의 제나디 골드버그 금리 전략가는 여전히 완료되지 않은 화요일 선거, 코로나19 확진자 증가, 금요일 발표될 고용 보고서를 지목하며 "시장은 다음에 어디에 집중해야 할지 찾으며 표류했다"고 말했다.

슈왑센터의 캐시 존스 수석 채권 전략가는 "분열된 정부는 바이러스와 싸우는 경제를 돕기 위한 더 적은 부양 계획을 의미한다"며 "지출과 재정 부양이 줄어들면 연준은 저금리를 더 오랜 기간 유지해야 하고, 더 느린 성장과 덜한 인플레이션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라보뱅크의 분석가들은 "분열된 정부, 정책 마비 시기가 올 가능성이 더 분명해 보인다"며 "대규모 신규 국채 공급 가능성을 줄인 점을 고려할 때 국채시장은 이 결과에 계속 환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퍼시픽 라이프 펀드 어드바이저의 맥스 고크만 자산 배분 대표는 "조지아 상원 의석 2석을 놓고 2번의 결선 투표가 있을 것으로 보여 블루웨이브 시나리오가 나올 가능성도 있다"며 "이는 재정부양책이 훨씬 더 커지고, 장기물 추가 공급과 수익률 곡선 스티프닝을 뜻한다"고 지적했다.

에릭 슈투르자 인베스트먼트의 에릭 반래스 채권 투자 대표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시나리오지만 아직 결정되지 않은 민주당의 바이든 후보 승리의 경우 시장의 첫 반응은 국채수익률 곡선 스티프닝, 장기물 국채수익률 상승일 것"이라며 "여전히 가능성이 있는 시나리오인 트럼프 대통령의 승리라면 국채수익률과 곡선은 거의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어떤 결과가 나오든 연준은 장기 국채수익률이 너무 많이 높아지면 조치를 할 것"이라며 "현재 환경이 너무 고통스러워서 국채수익률 상승에 대처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sykwak@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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