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대면하지 않고 결제하는 이른바 '비대면 결제'가 하나의 사회현상으로 확장하고 있다는 점이 통계로 증명되자 카드사들도 고민에 빠졌다.

다양한 결제 방식을 개발하고 적용하는데 비용을 들여 대처하기에는 현실이 녹록지 않기 때문이다.

6일 한국은행과 여신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스마트폰 등 모바일기기를 통한 비대면 결제는 일평균 8천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대비 17% 급증했다.

반면에 대면결제는 1조4천억원으로 같은 기간 3.7% 감소했고 플라스틱 실물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는 감소 폭이 커 전년 대비 5.6% 줄어들었다.

한국은행은 대면과 비대면 모두 모바일기기 등을 통한 결제를 선호하고 있고 실물 카드로 결제하는 경우는 날이 갈수록 축소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스마트폰 등 모바일 기기를 통한 결제 가운데 간편결제 방식을 이용한 비중은 편의성 증대로 점차 확대돼 올해 9월 중 전체 결제의 39%를 차지했다.

물건을 구매하는 고객들이 예전보다 신용카드를 통해 결제하는 경우가 점차 줄어들고 있을 뿐 아니라 온라인쇼핑의 확산으로 이러한 비대면 결제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있다고 한국은행은 보고 있다.

신용카드로 이른바 '긁어서' 결제하는 시대가 저물어가고 이제는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간편결제가 대세가 되고 있지만, 여전히 국내 신용카드사들은 변화에 소극적이다.

카드사의 소극적인 태도에는 카드 결제를 가능하게 하는 인프라가 카드사를 중심으로 작동하고 있다는 자신감이 작용하고 있는 한편 관련 비용을 구축하는 데 쓸 여력도 딱히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 20여 년간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와 카드사들의 노력으로 국내 신용카드 인프라는 세계 1위 수준으로 거듭났다.

320만 개에 달하는 신용카드 가맹점을 통한 결제 인프라 구축은 전체 상점의 90%가 넘는 곳에서 카드 결제가 가능하게 만들었다.

아무리 시대가 변해도 아직은 카드로 직접 가맹점에서 결제하는 것만큼 편리한 게 없다는 인식도 일정부분 이러한 현실에 기인한다.

올해 들어 지난 3분기까지 가장 효율적으로 비용 절감에 몰두한 삼성카드는 전년대비 24% 늘어나는 순이익 증가세를 보였다.

눈에 띄는 히트 상품도 없이 돈이 안 되는 자동차 할부 등을 크게 줄여 이뤄낸 결과라는 평가도 나온다.

삼성카드의 행보에서 보듯이 국내 신용카드사는 비용 절감을 최우선으로 해야 수익성이 좋아지는 불황형 흑자 시대를 맞고 있다.

일단은 마케팅 비용을 줄이고 돈이 되지 않는 법인 중심 사업구조를 재편하는 데 급급한 셈이다.

이런 상황에서 결제 혁명은 후순위에 불과하다.

카드사 한 관계자는 "앞으로는 고객들에게 혜택을 많이 줄 수 있는 카드를 줄여나가는 선에서 전체적인 마케팅 비용을 줄여나갈 수밖에 없다"며 "삼성카드가 비용 절감에 성공한 것이 적지 않은 영향을 주고 있고 실제로 이 모델을 따르려는 카드사가 적지 않다"고 말했다.(자산운용부 변명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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