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인포맥스) 9일 서울 채권시장은 재개된 바이든 프라이싱과 국고 5년 입찰 부담에 약세를 나타낼 것으로 전망한다.

시장 바로미터로 여겨지는 5년물에 대한 입찰은 연말 채권시장의 '센티먼트 프리미엄(sentiment premium)'을 평가할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입찰을 소화한 후에는 강세 압력이 점차 커질 수 있다.

국고채 30년물은 전 거래일 비경쟁인수 옵션 행사에 8천80억 원 발행됐다. 미국 대선 호재에 지난주 3년물이 1조 원 넘게 발행된 데 이어 총 1조8천500억 원가량이 시장에 충격 없이 공급됐다.

전일 새벽 바이든 후보는 선거인단의 과반을 확보하면서 대선 승리를 확정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자신의 승리를 주장했지만, 공화당 내부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우아한 퇴장을 촉구하는 등 불복 주장엔 힘이 실리지 않는 분위기다.

뉴욕 채권시장은 지난 6일 바이든 후보의 대선 승리가 유력해지자 가파른 약세를 보였다.

특히 장기 국채금리가 단기보다 더 오르는 등 주춤했던 바이든 프라이싱이 본격화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 6일 4.46bp 급등해 0.8151%, 2년물은 0.80bp 상승해 0.1646%를 나타냈다.

고용지표도 호조를 나타내 장기 금리에 상승 압력을 가했다. 부양책 우려를 제하더라도 기저효과에 따른 경기 반등 전망이 채권시장의 약세 재료로 꼽힌다.

미국 노동부는 10월 실업률이 전월 7.9%에서 6.9%로 1%포인트 낮아졌다고 발표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이 집계한 시장의 예상 7.7%보다 훨씬 양호했다. 비농업 일자리도 63만8천 개 늘어 시장 예상 53만 개를 훌쩍 넘어섰다.

주가는 최근 상승세를 멈추고 숨 고르기 양상을 보였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각각 0.24%와 0.03% 내렸지만,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0.04% 올랐다.

채권시장의 관심은 바이든 프라이싱의 근간인 미국 경기 부양책에 다시 집중되고 있다.

공화당의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는 고용지표를 거론하며 "3조 달러를 더 쏟아붓기보다는 작은 규모의 패키지가 더 적절하다는 내 주장에 힘을 실어준다"고 말했다.

반면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민주당)은 이날 회견에서 공화당의 방안은 고려 대상이 아니라고 잘라 말하면서, 대규모 부양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는 가운데 시장 관심은 부양책의 타결 시기에 쏠린다.

앞서 미치 원내대표는 대통령 선거 전인 지난달 30일(미국 시각) 새로운 부양책이 내년 초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의회 상원은 공화당이 다수당을 유지할 가능성이 큰 가운데 공화당의 기조 변화 등을 주시할 필요가 있다.

숏재료인 부양책 경계가 살아났지만, 롱재료인 코로나19 확산세도 여전해 대치 관계를 이어갔다. 미국의 하루 신규 확진자 수는 12만 명도 훌쩍 넘긴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개발연구원(KDI)은 8일 '경제 동향 11월호'에서 "유럽에서 코로나19의 확산이 가속화되면서 경기 하방 위험이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우리 경제는 제조업의 완만한 회복세에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경기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지난달 말 이후 프랑스, 독일 등 유럽 주요국의 봉쇄조치로 인해 대외요건이 악화하고 있다는 평가다.

뉴욕 역외차액결제선물환(NDF) 시장에서 달러-원 1개월물은 전 거래일(6일) 밤 1,122.60원에 최종 호가가 나왔다. 최근 1개월물 스와프포인트(0.35원)를 고려하면 전일 서울 외환시장 현물환 종가(1,120.40원) 대비 1.85원 오른 셈이다. (금융시장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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